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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칠장사’

혜소국사비·임꺽정 등 문화재 풍성

  • 입력 2010.02.08 23:59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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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홍기 기자 / 중부고속도로를 나와 죽산을 경유해서 17번국도를 따라 진천방향으로 가다 보면 칠장사 입구가 나온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길을 따라 약 5분간 가면 칠장사가 눈에 들어온다.
칠현산에서 뻗어 내린 산세는 역사의 숨소리를 들려주는 듯싶다. 부도군은 줄을 서서 안내자가 되어 오는 손님을 말없이 반긴다. 철당간 지주가 버티고 서서 위엄을 보인다. 그 길을 들어서면 새로운 감회에 젖어든다.
사찰은 아담하다. 숲이 사찰을 감싸 안은 듯 조용하다. 왼쪽에는 실계곡을 타고 흐르는 노천 약수가 더 없이 시원스럽다. 너무 조용하고 고요하다. 바람도 멎는다. 처마 뒤로 오솔길이 방문객을 인도한다. 꺽정부처가 우리를 맞는다.
그 옛날 전국 제일의 도둑이요 혁명가였던 임꺽정이 스승인 병해대사의 부처를 만들기 위해 목수를 불러들여 목불을 만들게 했다. 이곳은 임꺽정이 병해대사를 만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임꺽정이 이봉학 등과 함께 형제의 의를 맺은 곳이다. 당시 병해대사는 갖바치 출신이었으며 임꺽정은 백정이었던 터라 이들의 만남은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른이 되기까지 병해대사에게 무술과 글을 배웠으며, 임꺽정이 난을 일으켰을 때 관군으로부터 피하던 장소도 바로 이곳 칠장사였다. 당시에 임꺽정이 목수를 시켜 만들었다는 부처는 ‘꺽정불’로 불리며 칠장사에 보관돼 있으며 연대측정결과 1540여 년인 조선중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시는 최근 “충북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해 칠장사 소장 목조문화재를 대상으로 연륜연대측정과 방사선연대측정을 실시한 결과 꺽정불의 조성연대가 임꺽정이 활동했던 1540년과 비슷한 결과가 나와 관련 문화재의 재조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칠장사는 대한 불교 조계종 사찰이며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4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라 고승 자장율사가 진덕여왕 2년인 648년에 창건했고 고려시대 혜소국사가 크게 중창했다고 한다.
고려시대 몽고와의 항쟁기에는 고려의 문화재와 서책을 이곳에 옮겼다는 내용을 볼 때 당시 칠장사는 매우 안전하고 규모 있는 사찰이었을 것이다. 이곳에는 혜소국사비가 모셔져 있는데 도승통의 직위에까지 올랐던 스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려 문종이 혜소국사의 시호를 내리고 혜소국사비를 짓도록 했다. 혜소국사가 일곱 도둑을 교화시켜 불도를 깨닫게 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칠장사에는 나한전이 있다. 나옹스님이 심은 소나무와 자연암반 사이에 반평 짜리 법당이 있는데 이곳이 유명한 7 나한(혜소국사가 교화시킨 일곱도적)님의 동자상을 모신 곳이다.
조선조 500년 동안 칠장사는 3번 전소되었으나 나한전 만은 건재하고 있으며, 특히 조청(엿기름)으로 만든 과자 공양을 올리면 영지를 얻는다 하여 조선조 내내 과거 시험에 장원을 꿈꾸던 선비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박문수 박어사 얘기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지금도 수험생이나 수험생 자녀를 둔 분들은 이곳에 과자 공양을 하면 큰 위로가 될 듯 싶다.
칠장사는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국보인 오불회괘불탱이 있으며, 혜소국사비와 봉업사지 석불입상, 삼불회괘불탱이 보물로써 지정되어 있다. 인목대비 친필족자, 철당간, 대웅전 소조사천왕상, 사적비, 동종, 부도군, 석가여래좌상 외 45점. 보호소나무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 찾아가는 길

우선 경부고속도로 안성톨게이트가 있고 중부고속도로 일죽 톨게이트가 있다.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안성 시가지를 지나 25분 달리면 죽산면 소재지가 나오고 중부고속도로의 경우 안성방면 38국도를 타다가 진천 방면 17번 지방도로에서 우회전하면 4㎢ 정도 지나 칠장사 입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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