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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를 알 수 없는 北, 민간단체에 “50t이라도 달라”

  • 입력 2009.11.06 23:47
  • 기자명 편집국장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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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는 남한 민간단체들에게 식량 부족을 호소하며 긴급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북한의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북한은 폐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를 끝냈으며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 무기화하는데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엊그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최근 북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行步)를 감안할 때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재촉하는 압박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기도 하지만 북은 이 발표 하루 전에도 북미 회담을 갖자며 미국에 ‘결단’을 요구 했는데, 유화 제스처와 위험한 핵 협박을 병행하며 한편으로는 남(南)측 민간단체들에게 식량부족을 호소하며 지원을 요청하는 등 그들의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남한이 지난달 26일 옥수수 1만 t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한 것에 대해서는 5일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4일 “북한 노동당 산하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이 최근 중국 등지에서 남측 인사들을 만나 ‘식량 사정이 나쁘니 식량을 지원해 주면 고맙겠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측이 ‘옥수수 50∼100t이라도 지원해 달라’며 양이 적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덧 부치고 있어 그들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는 여론이다.
이에 따라 일부 단체는 긴급 대북 지원에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량 지원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간인 방북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올해 말까지 북한에 옥수수 1만 t 지원을 목표로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9월 초 옥수수 4천200t 을 전달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옥수수 2.000t 을 추가 지원했다고 한다. 굿 네이버스 인터내셔널도 조만간 옥수수 50t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순권 박사가 운영하는 국제옥수수재단은 다음 주 중국 단둥(丹東)을 통해 옥수수 133t 을 북한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차정훈 옥수수재단 과장은 “올해 9월 방북했을 때 북측 민화협 관계자들이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식량 사정이 나쁘다’고 우려했다”며 “직접적 요청은 없었지만 올해 비료와 농기계 등을 보내지 못해 남은 비용 일부로 식량을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식량 지원에 드는 비용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부와 자체 모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러한 남측의 지원에도 아랑곳없이 최근 폐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를 지난 8월말 끝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그리고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지난 4월 조선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끌고 가 대 조선 제재를 발동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며 “이 기간 조선은 6자 합의에 따라 무력화됐던 영변 핵시설을 원상 복구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재처리 시설을 가동시켰으며 8000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8월말까지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 4월 5일 대포동2호로 추정되는 ‘은하2호’ 추진체에 ‘광명성2호’위성체를 실어 발사하기도 했으니 그들은 무슨 마음으로 식량을 달라고 하는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는 국민들의 지적인 것이다. 지금 북한은 북. 미 회담도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을 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상도 오갈 것이며, 이 길이 북에도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핵문제 해결 없이는 남북한 협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일괄타결’의 의미를 강조한 엊그제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북은 한 번 더 숙고(熟考)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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