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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무역수지

  • 입력 2012.02.01 17:50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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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역수지가 지난해 2조4927억엔(약 11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위기를 겪은 1980년(2조6000억엔 적자) 이래 31년 만이다.
무역수지 적자는 성장률 저하를 초래하며 이는 세수 감소를 초래하고 국가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국채와 차입금을 합한 일본 국가 채무는 오는 3월 말 기준 1024조엔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이 200%를 넘는 세계 최악 수준이다. 국민 1인당 우리 돈으로 1억2000만원씩 빚을 진 것이다.작년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떨어뜨린 S&P는 추가 강등을 경고하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까지 감안하면 국가 채무는 갚을 수 있는 길이 안 보인다.  우리나라도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1월 무역수지가 20억달러에 육박하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적자는 2010년 1월 이후 24개월 만이다. 
1월 한 달 적자만으로 연간 무역적자 기조를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단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2월의 수출입 흐름이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위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 실물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유가가 계속 오르면 저성장 속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나오는 판이다.  
원천기술보다 응용기술에 바탕을 둔 일본 제조업의 쇠락은 시사하는 바 크다. 한국도 일본처럼 선진국에 대한 캐치업(catch-up) 전략을 취해 왔다.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에서 일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무역수지도 외환위기 후 13년간 흑자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막상 정점에 도달한 후 일본이 길을 잃은 전철을 한국도 밟을 공산이 크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 중이다.
국가 부채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경기 부양을 위해 2000조원 이상을 쏟아 부었고 포퓰리즘으로 차가 다니지도 않는 곳에 도로와 교량을 건설하느라 헛돈을 썼다. 한국도 지금 선거철에 복지비 지출 경쟁이 붙어 있어 재정은 위태롭고 인구 고령화 추이는 일본 속도를 능가한다. 한국이 구조적으로 쇠퇴해가는 일본을 뒤따르지 않을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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