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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 달한 한국의 빈곤의식

  • 입력 2012.01.13 12:52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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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구주들은 '나는 가난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당신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45.3%가 하류층이라고 답변한다. 중간층은 52.8%, 상류층은 1.9%밖에 안 된다. 이것이 통계청의 '2011년 사회조사 결과'가 전하는 한국인의 음울한 자화상이다.
2011년 사회조사는 몇가지 위험신호를 보낸다. 우선 45.3%에 이른 하류의식이 1988년 조사 개시 이래 최고치에 이르렀다. 52.8%라고 답한 중간층도 2009년보다 2.1%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중간층이 하류층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중류층 붕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인의 빈곤의식은 무엇 때문인가. 이유야 많겠지만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신분 상승의 길이 너무 좁다는 좌절감이 제일 클 것이다. 빈곤에서 탈출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빈곤층의 70%는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는 그런 경고음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가난의 원인을 사회구조 탓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58.2%가 이같이 응답했다. 반면 노력 부족 등 개인적 원인을 꼽은 응답자는 41.8%에 그쳤다. 20~40대에선 ‘사회 탓’이란 응답자가 64.8~70.2%에 달해 50대(48.7%)나 60대 이상(39.3%)보다 월등히 높았다. 저연령 고학력 미혼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했다. 
사회 발전의 동력원인 경제주체들이 좌절과 분노에 빠지면 그 몸부림은 무섭다.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부유한 사람은 계속 부유한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역사가 잘 말해준다. 우리 사회도 그 문턱에 이르렀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려 대고 있다.
계층간 위화감이 더 높아지기 전에 상류층은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 중간층은 눈 높이를 낮춰 안분자족의 미덕을 살려야 한다. 하류층은 성공의 사다리가 언제나 열려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 안정과 통합의 열쇠를 쥔 정치는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는가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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