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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왕따는 분명한 범죄다

  • 입력 2012.01.09 18:02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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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어린 학생들의 비극적인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지고 있다. 이를 접하는  시민은 충격에 휩싸였다.
학교 폭력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우선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엊그제 경찰청이 형사 1만2000명을 동원해 학교와 학원가와 PC방 일대를 순찰하게 하고, 폭력 학생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괴롭힘 등 폭력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맞춰 문자와 메신저, 웹 등을 통해 학교 안팎에서 지속되고 있는 건 최근 일련의 자살 사건 조사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학교 폭력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점차 수법이 잔혹해지고 왕따 현상과 맞물리면서 피해가 날로 심각해진다. 심지어 어느 부모는 학교 폭력에 대응하려고 사설 경호원까지 동원했다. 임상에서 많은 청소년을 접하는 정신과 의사인 필자도 종종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을 만난다. 학교 폭력으로 정신과적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국 어느 초·중·고를 가더라도 보통 학생들은 ‘일진’이라는 폭력적인 존재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싸움 잘하는 아이라는 의미였던 일진은 이제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 약한 학생을 지목해 따돌리게 하고, 협박과 폭행을 가하도록 사주하는 학교 폭력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어디선가 날아올지 모를 폭력이 두려워 신고를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교 밖은 형사를, 학교 안은 상담 교사를 배치한다는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건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자명한 일이다. 문제는 누가 일진인지 알고 있는 학교 측이 학부모의 호소가 있기 전까지 모른척 쉬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해당 학교에서는 졸업할 때 까지만 조용히 있으라고 충고한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이제는 학교 교사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담임 교사가 학부모를 소환하고, 다시 반복하면 경고를 거쳐 학교 밖 대안학교로 넘기거나 강제 전학시키는 절차를 학생·학부모들에게 분명히, 반복적으로 알게 해야 한다.학교 폭력과 왕따는 분명한 범죄고, 주로 어린 청소년에게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교육과 치료가 병행돼야 할 문제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의 처벌과 선도, 그들 부모에게 책임 지우기는 물론, 교사와 학교를 대상으로 한 계도 및 교육도 절실하다.이 모든 것이 우리 자녀와 관련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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