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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문제는 없는가?

  • 입력 2011.10.17 20:05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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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옛날에는 전쟁으로, 무력으로 영토를 넓혔지만 21세기에는 FTA(자유무역협정)가 경제영토를 넓히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미국보다 더 넓은 경제영토를 가지게 됐다며 큰소리를 쳤다.
일견 맞는 말 같지만 과연 그럴까? 한미FTA가 우리의 경제영토를 확대한 것인지, 미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 것인지 그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FTA를 체결했다는 것만으로 경제영토가 확대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과대망상이다. 더구나 위키리크스가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일부 협상대표들이 자국 대통령을 속이고, 미국의 이익에 앞장섰다는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는가?
국가 간의 협정은 상호 호혜의 입장에서 평등하게 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국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체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구한말 을사늑약도 조약이라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으나 일방적인 굴종문서나 다름없었다. 당시에도 을사늑약을 체결한 대신들은 오늘날 FTA를 체결한 대표단처럼 기세등등했다.  FTA는 당사국 간의 비교우위와 호혜의 원칙을 지키면서 각국 내부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힘든 설득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한미FTA는 그런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FTA 찬성론자들의 일방적인 논리에 따라 졸속으로 체결됐다. 민주노동당은 래칫조항, 공기업 민영화 등 심각하게 불평등한 12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밝혔다.
일부 언론의 태도는 비판받아야 한다. 특히 보수언론의 무책임한 태도는 그들이 과연 언론인가 하는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를 추진하자 거칠게 반대하던 일부 언론이 그 당시보다 개악된 현 한미FTA을 찬성하며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국민의 편에 서지 않은 채 권력의 편에 선다면 그들을 어떻게 올바른 언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몇 명의 의원과 동원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고 한다. 45분 간 45번의 박수를 받았다니 그들이 과연 연설에 감명을 받아 박수를 쳤을까? 아니면 미국익에 충실한 어느 어리석은 나라의 대통령에게 겉으로는 감사, 속으로는 조롱의 박수를 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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