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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울리는 카드 수수료율

  • 입력 2011.10.17 20:04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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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수수료율 폭리도 횡포 수준이다.비서민업종인 골프장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낮게 책정하고 대표적인 서민업종인 음식점과 노래방, 이·미용실에 대해서는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해 놓았다. 말로는 서민금융을 강화한다며 실제로는 서민들에게 '바가지 수수료'를 씌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은 각종 수수료로 3조3000억원을 거둬들였으며 이 중 3분의 2(2조2000억원)를 이익으로 챙겼다. 올해 20조원 가까운 순익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은행들에 수수료 부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금융 당국은 '1만원 이하 소액결제 거부 허용'이라는 어이없는 대책을 내놓았다가 소비자들과 소상인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부랴부랴 철회했다. 웃지 못할 코미디다. 결국 신용카드사들은 영세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0.2%포인트 정도 소폭 인하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고 있는 현실에서 인색하기가 짝이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이에 분통이 터진 전국 음식점 주인들이 18일 '10만인 결의대회'를 연다고 한다.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면 은행과 카드업계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빚에 짓눌린 가계, 돈줄이 마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과중한 수수료와 이자를 물리는 탐욕스러움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묻지마 카드 발급과 대출 경쟁 끝에 가계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결국 은행과 카드사들도 대거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금융시스템과 한국 경제 전반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카드사들은 상반기 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4조원의 가맹점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높은 물가와 소득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과 영세상인들의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월가 점령' 시위가 지난 주말 서울에서도 열린 것은 우리나라도 빈부격차와 분배 불평등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번 기회에 은행과 카드사들은 순이익을 줄이는 대신 수수료율을 대폭 낮춰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그런 사태가 닥치기 전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수료와 대출금리를 대폭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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