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왜 평택의 반도체 사업이 주목받는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제조 역량
카이스트 중심의 반도체 인재 양성
산학 공통의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소‧부‧장 등 반도체 전‧후방 기업

  • 입력 2023.09.11 15:15
  • 기자명 서자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평택시 지정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장선 평택시장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평택시 지정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장선 평택시장

국내 반도체 산업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반도체 전방산업의 침체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수요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정치적으로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악화된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실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만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결국 지난 4월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을 공식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종 경제 연구소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정부 역할을 강조해 왔다. 정부가 더욱 장기적인 관점으로 반도체 시장을 내다보고, 기술 확보, 관련 인프라 조성, 인재 양성 등을 위해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전 이들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 기술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주요하다고 지적한다.

-평택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 12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공모를 개시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이차전지) 분야의 특화단지를 조성해 해당 산업을 집중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각 산업의 기술 초격차를 달성하고, 현재 경제 위기를 돌파하고, 나아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것. 

공모에는 총 21개의 지자체가 참여했다. 이중 반도체 분야에는 15개의 지자체가 신청해 가장 높은 유치 경쟁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지난 7월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모 결과를 발표했고, 평택시 고덕일반산업단지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반도체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최종 지정됐다.

-특화단지 지정으로 삼성전자의 제조 역량 강화

230628 카이스트 KAIST 평택캠퍼스 조성계획 착수 보고회
230628 카이스트 KAIST 평택캠퍼스 조성계획 착수 보고회

평택시는 이전에도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성과를 보여 이번 특화단지 지정 이후 견고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에도 평택에는 삼성전자의 FAB(반도체 제조라인)이 총 3기 가동되고 있다. 평택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전 세계 수요의 20% 가까이 감당하고 있으며, 최첨단 공정인 5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 18%가 평택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제조력은 입증돼 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네 번째 라인을 평택캠퍼스에 건설 중이고, 2기의 라인을 평택에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앞으로 신설되는 2기의 라인은 이번 특화단지 지정에 따라 기존 용적률의 1.4배가 적용돼 평택에서의 반도체 제조 역량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용적률 증가 이외에도 특화단지 지정으로 세제‧보조금 등의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평택에서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이스트 중심으로 기업체가 요구하는 인력 쏟아져

이번 특화단지 지정과 함께 지금까지 평택시가 추진해 오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이 맞물려 국내 반도체 산업의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숙제인 인력 부족 현상이 평택 내에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이스트 평택캠퍼스가 현재 조성 중인 평택브레인시티에서 운영되기 때문. 카이스트 평택캠퍼스에서는 학‧석‧박사 과정의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할 예정으로, 반도체 관련 전문 인력을 집중해 육성할 계획이다. 대전 본원에서 학부생 선발과 기초과정을 수행하고, 평택캠퍼스에서는 고급 및 심화 과정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KAIST-평택시-삼성전자, 3자 협약식
KAIST-평택시-삼성전자, 3자 협약식

한편, 카이스트는 지난 5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으로 선정돼 평택캠퍼스에서의 반도체 교육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으로 선정된 카이스트 등에 정부는 2027년까지 매년 30억 원을 지원하게 된다. 이를 통해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은 실험설비,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카이스트 평택캠퍼스가 2024년부터 운영되면 반도체 석‧박사 과정 연구원이 매년 1,400명 양성될 전망이다.

카이스트 이외에도 평택시는 관내 고등학교와 대학교와 협업해 반도체 인재를 육성한다. 시 설명에 따르면 기업체가 요구하는 인력을 평택마이스터고, 국제대학교, 평택대학교에서 길러내 결과적으로 연간 소‧부‧장 실무 인력을 연간 600명씩 양성할 계획이다.

-카이스트‧삼성전자, 평택서 차세대 기술 확보 계획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도 평택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연구센터를 설립해 반도체 연구와 실증화를 수행하고, 산학협력 연구를 담당한다. 

또한 특화단지 지정으로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연구·개발 및 특허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기업 차원의 연구개발 기능이 평택에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이들 카이스트와 삼성전자의 연구개발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집중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세계적인 두각을 보이고 있지만, 시스템 분야에서는 미국‧유럽‧일본 등에 비해 열세를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택에서의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한 연구‧개발은 국가 반도체 산업의 핵심 임무를 수행하며 악화된 국내 반도체의 반등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수많은 반도체 기업들은 지역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강화

반도체 관련 수많은 기업은 평택의 반도체 생태계를 단단히 다진다.

평택시는 현재 조성 중인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와 제2첨단복합 일반산업단지를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기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금도 평택시 관내에 반도체 관련 기업은 300여 개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함께 지역의 반도체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브레인시티 및 제2첨단복합산단에도 소‧부‧장 기업을 유치해 지역 반도체 산업의 집적화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아직 산업단지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 100개가 넘는 소‧부‧장 기업들이 입주 의향을 보이는 상태다. 앞으로도 평택시는 △중소기업 특례보증 지원 △중소기업 상생협력 지원 △반도체 중심 융복합 산업 R&D 지원 △소‧부‧장 양산성능평가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고, 나아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 측에서도 소‧부‧장 기업들을 지원해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반도체 전‧후방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협력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외 수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평택 반도체 생태계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중소기업, 학교, 행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이렇게 평택시는 반도체 생산, 연구‧개발, 인재 양성, 기타 반도체 전후방 산업이 지역에서 모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클러스터 내에서 기업과 학교와 행정 등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반도체 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고덕삼성_항공
고덕삼성_항공

반도체 제조시설은 산단 조성부터 필수 기반 시설 확보, 제조공장 운영까지 최소 10년이 소요되는 장기투자 사업이지만, 지금까지 평택시가 추진해 왔던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평택의 반도체 생태계는 차질 없이 구축될 전망이다.

실제 2015년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구축에 따라 용수‧전력‧폐수처리‧가스‧통시‧교통 등이 구축돼 있고, 사업 확대 계획에 맞춰 이들 인프라의 확장 계획도 수립된 상태다. 또한 브레인시티의 경우 이미 상당수 기반 조성이 완료된 상태라 카이스트 및 반도체 기업들의 입주가 2024년부터 시작된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에서는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까지 담당하는 반도체 종합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 왔다”라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으로 평택이 그려왔던 반도체 생태계가 더 빠르게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며 “평택시는 삼성전자, 카이스트, 그리고 수많은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협력하며 세계 반도체 수도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자희 기자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