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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배 주가 “전통주, 세계화의 꿈 이룰 것”

“술은 음료 중 부가가치가 높고, 시간이 갈수록 더 가치를 발하는 제품”

  • 입력 2023.08.28 14:53
  • 수정 2023.08.28 17:05
  • 기자명 이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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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배 주가(경기도 안성시 가사동 소재)의 정헌배 중앙대 명예교수는 진정한 전통주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들고 지난 1979년, 술의 본고장 프랑스로 주류 마케팅 유학길에 올랐다. “술은 음료 중 부가가치가 높고, 시간이 갈수록 더 가치를 발하는 제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 교수는 2006년 정헌배 인삼주가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를 하며 가장 한국적인 재료를 생각한 것은 ‘인삼’이었다.

기존의 인삼주의 경우, 과실주에 인삼을 한 뿌리 담근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정 교수는 쓴맛과 흙냄새를 없애기 위해 인삼을 건조해 홍삼화시킨 후 발효 과정에서 분말 형태로 첨가했다.

이 외에도 최적의 조합을 위해 100가지의 쌀과 12가지의 인삼으로 연구를 했다.

이렇게 오랜 연구 끝에 2008년 12월 숙성 증류주 ’봉‘을 출시하게 됐다.

정헌배 주가에서 제조되는 술은 단계마다 원칙이 있다. 안성의 유기농 쌀과 근처 비봉산에서 내려오는 약수를 재료로 쓴다.

파종 시기를 관리 기록하고, 수확을 직원이 가서 확인하고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정 교수는 “인삼의 북방한계선인 안성은 쌀 맛이 좋고 뒷산인 비봉산의 약수도 유명해 인삼주 생산의 3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라며 “안성에서 세계적 명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나 정헌배 주가만이 특징은 옹기마다 바코드와 생산일자와 주문자의 이름, 사연이 적혀 있다.

이를 위해 지하 저장고에는 약 4000개의 옹기가 숨을 쉬며 숙성되고 있다. 지하 저장고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돼야 한다.

술을 빚어 알코올 도수 16% 원주 상태로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도수 12.5%로 맞춰 출시한다.

물론 증류주를 비롯해 약주와 탁주도 장기 숙성시키고 있다.

증류주를 살 때 술값은 지불해도 술은 3년 동안 양조장에서 저장 숙성시킨 후에야 가져갈 수 있다. 인삼주는 일반 희석식 소주에 인삼 한두 뿌리를 집어 넣은 상태의 술이다. 어찌 보면 사람 모양 같기도 한 근사한 인삼이 소주에 푹 빠져 있는 모습 자체가 애주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정 교수가 만드는 인삼주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 그가 만드는 인삼주는 증류주인 위스키, 코냑에 가깝다. 100% 우리 쌀에 쌀알 크기로 잘게 썬 최상급의 6년근 인삼을 섞어 발효시킨 뒤 이를 다시 증류시켜 적어도 3년 이상 지하저장고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우리 쌀과 인삼, 누룩, 물 외에는 아무것도 섞지 않은 ‘무공해 무첨가 술’인 셈이다.

정 교수는 술에 감미료를 넣지 않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는다.

첫째, 술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재료 맛이다. 둘째, 감미료를 넣지 않는 것이 몸에 좋기 때문이다. 유해 가능성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감미료를 넣는 순간 술의 가치가 떨어진다. 탁주 ‘진이’만 하더라도 안성의 쌀·물·인삼을 원료로 만든다.

넷째, 감미료가 들어가면 술의 저장성이 떨어진다. 인공적인 단맛과 천연의 단맛이 잘 섞이지 않고 저장 숙성되면서 올라오는 향기와 맛을 가려버린다.

정 교수는 “술은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저장성도 뛰어나 금방 팔리지 않아도 큰 걱정이 없다”라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반영하기에도 좋은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의 전통술도 숙성연한을 길게 해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명품주로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지난 1984년 ‘술 마케팅’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3월부터 중앙대 교수로 재직했다.

그동안 농림부 전통주심사위원 등을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청소년보호위원 자문교수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주류산업 정책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술이 제조, 판매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

중앙대에서 교양과목으로 ‘명주와 주도’라는 과목을 개설해 직접 강의하면서 음주문화시민연대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주류제조 특허 4개와 옹기독 실용신안 등 다수의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술나라 이야기’(2011) 등이 있다.

정 교수는 “고품질, 고가격 전략으로 인해 수요계층이 한정돼 있어 경영이 힘든 면도 있다”며 “하지만 정헌배 인삼주가의 목표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세계화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꿈은 ‘우리 술의 세계화’이며 ‘아름다운 음주문화를 우리 후손에게 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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