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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없이 윤관석·이성만 탈당으로 돈 봉투 의혹 뭉갤 생각 말라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23.05.07 15:39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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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판이 조용한 날이 없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국회와 여의도 정치판은 하루 빨리 쇄신돼야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엊그제 탈당을 하면서 사태의 책임을 진다는 뜻이라는데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녹취록에 담긴 수십 명의 돈 봉투 관련자들 모두가 입을 닫고 있으며 검찰 수사를 야당 망신 주기라고 주장하는 당에서 이들의 탈당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알 길이 없다는 여론이다. 더구나 이재명 대표는 이들에 대해 하는 말이 끝까지 같이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자신이 쌓은 강고한 ‘방탄’의 성에서 이들을 내보내는 게 안타깝다는 말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당 민주주의를 더럽힌 돈 봉투 살포의 추문 앞에서 국민들이 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마당에 당대표 입에서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말문이 막힌다. 이 대표가 머리 숙여야 할 대상은 이들이 아니라 국민들이다.윤 의원은 사실관계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해서 이 문제를 극복 하겠다면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자신들이 받는 혐의가 사실이 아니지만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진 탈당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라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그런데 이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두 의원이 지난달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줄곧 결백을 주장하면서 탈당 요구에 선을 그어 왔기 때문이다. 이번 의혹이 당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지도부의 압박에 떠밀린 결정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의원이 엊그제 이재명 대표, 조정식 사무총장과 저녁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그동안 당내에선 이번 의혹이 내년 4월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서 두 의원이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셌던 게 사실이라는 생각을 한다.이번 의혹의 최종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송영길 전 대표에 이어 윤·이 의원이 탈당키로 하면서 민주당은 위기를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 의혹을 송 전 대표 측 인사들의 일탈로 치부하면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여긴다면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의혹은 2년 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벌어진 일로 국한할 사안이 아니다. 대부분 국민은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수천만 원을 살포한 금권선거로 얼룩진 만큼 민주당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의혹의 본질을 흐리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새로운 민주당,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린다는 각오라며 집단지성을 통해 쇄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쇄신의총’ 개최는 물론 소속의원 심층 설문조사 등으로 대국민 보고서도 마련키로 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20여 명의 현역 의원이 돈 봉투 수수 명단에 오르내리는 상황을 지켜만 볼 게 아니라 공식 조사 기구를 설치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마땅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평가가 일상화한 상황에 민주당 지지율 역시 답보상태인 건 거대야당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강하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하루속히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책을 내놓지 않는 한 총선전략을 논할 자격이 없다는 여론이다. 부끄러워야 마땅할 터에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태영호 의원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라고 기자들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이런 몰염치도 더 없을 일이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연일 쇄신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부질없다는 여론도 알아야 한다. 쇄신을 하려면 당대표 방탄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식부터 되찾는 게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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