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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청 공무원의 명퇴를 바라보며

/(사)인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 입력 2023.04.02 15:43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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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을 통해 서구의회 구의원들 때문에 받는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힘들어서 서구청 공무원들이 수 십년간 몸 담아온 정든 직장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필자가 40여년을 살아온 우리 지역의 서구청 공무원 두 분이 30여년간 몸 담아온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된  이유가 서구의회 일부 구의원들의 갑질에 가까운 업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소식에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는 마음이다.

한 언론에 따르면 한 간부 공무원은 공개적인 장소인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과거의 과오 문제를 집요할 정도로 들쳐내 그로 인한 형용할 수없는 치욕스러움에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고 공직을 떠났다고 한다.

또 다른 한 과장은 구의원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의 해촉에 대한 위법성을 제기하면서 강압적인 발언과 계속된 자료 요구에 대한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30년 이상을 몸 담아온 공직 생활을 떠났다고 한다.

필자도 과거에 공직에 몸을 담아 본 사람으로서 우리 후배들이 공직자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30여년을 몸 담아온 정든 직장을 떠나고자 맘을 먹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워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할 따름이다.

공직자가 그 임무를 다하고 후배들이 마련하는 퇴임식을 할 때 그 순간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자부심이 큰지 서구의회 구의원들은 알고있는지 묻고싶다.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그 자랑스러움과 행복을 느낄 수있는 영광스러운 퇴임식 마저도 거부 할 정도로 힘들어 했을 그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선배로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필자는 서구의회에 물어보고 싶다. 당신들은 이들이 30여년간 몸담아온 직장을 당신들로 인해 떠나게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시 속된 말로 내가 공무원을 "날려버렸다"는 의기양양한 그릇된 망상에 잡혀 있는건 아닌지.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 59만 서구 주민들이 준 권한을 내려놓고 의회를 떠나 주길 바란다.

서구의회 구의원들은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가장 큰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그 권한을 그동안 공무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갑질에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 

지난 선거에서 서구의회 의원들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 역할에 충실한 의회를 만들겠다고, 주민의 대변자로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구정에 반영해 신뢰를 받는 의회, 일하는 의회, 소통하는 의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서로의 보이지 않는 정치적 이익이나 기득권 다툼을 위해 견제나 감시와는 무관하게 다분히 공직자를 제물로 삼는 의정활동으로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묻고싶다.

59만 서구민들이 구의원들에게 준 권한은 공무원들을 억압하고, 공무원들 위에 군림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

구민들에게 봉사하고 있는 우리 서구청 공무원들은 서구의회 구의원 그 누구에게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 누구도 우리 서구청 공무원들에게 호통을 칠 자격도 갑질을 할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인천 서구의회 구의원들은 공무원과의 관계를 갑과 을이 아닌 대등한 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지고 의정 활동에 임해 주기를 바란다.

이제 주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자신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치적 편견에서 벗어나 객관적 사실로 의정 활동에 임해 줄 것을 바란다.

인천서구의회는 더욱 성숙한 모습을 기대하는 우리 59만 서구민과 1천5백여 서구 공직자 여러분들의 기대 심리가 빨리 충족 될 수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해 줄 것을 바라는 90을 앞둔 노인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든 공직 생활을 떠나는 그들에게 그동안 수고했고,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항상 기원하겠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사)인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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