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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비리 유감’ 안 밝히고 검찰만 탓한 이재명, 국민 납득하겠나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23.01.15 16:3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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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엊그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사실상 불응하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정치권에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이 정당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연히 수용해야겠지만 경찰이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한다면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영장을 청구하면 국회의원 불 체포 특권을 이용해 자신을 방어하겠다는 뜻으로 들려 귀추가 주목되는 말이다.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선 진술을 거부해 놓고 자신을 ‘강도 피해자’에 비유하며 여론전에 몰입하는 모습이 영 딱하기만 하다는 여론이다.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검찰 리스크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검찰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2년 전 무혐의 결론이 난 사건인데도 윤석열 정권이 야당 파괴에 나섰다”고 주장하면서 톤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검찰이 문재인 정권 당시 경찰 수사의 미진한 결론에 대해 재수사한 것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에서도 이 대표의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돼 관련 진술 등 증거들이 적지 않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는 과거 대선 자금 수사를 받던 측근들이 구속되자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한 예도 있다. 그러나 말 돌리기의 달인 이재명 대표는 최측근들이 구속됐음에도 “정치 검찰의 조작”이라고 되풀이 주장만하면서 사과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 당시 호주에 직원들과 출장을 가서 골프를 치는 등 10여명의 직원들과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도 언론에 공개됐으나 이재명 대표는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는 말 바꾸기(돌리기)의 달인이 된 것이다,지금 정치판 상황이 이재명 자신과 측근의 사법리스크에 대해선 소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검찰 탓만 하니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합당한 정부 비판과 건설적 제안이 도리어 무색해지고 말았다는 여론이다.

사실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은 열리기 전부터 ‘사법 리스크’로 인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대표가 최측근인 정진상·김용 두 사람이 구속 기소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있었지만, 빗나가고 말았다. 지난 대선 때 “100% 동의한다.”고 공언했던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 폐지에 대해서도 지금은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민주당은 노웅래 의원의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키는 데 앞장섬으로써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등 “나는 모르겠는데요.” 하면 되는 줄 아는 파렴치한 정치꾼이라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그리고 이날 이재명 대표의 개헌 제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대선 때 내세웠던 대통령 임기 1년 단축과 현행 단임에서 중임으로 변경, 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이 이번 신년사에도 망라돼 있다. 여기에 ‘3월 민주당 안 제출, 국회 논의 뒤 내년 4월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 실시’라는 일정표를 추가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개헌의 요소나 일정은 하나하나가 오랜 역사성을 지닌 논쟁적 사안이다. 마침 김진표 국회의장도 지난 11일, 3월 이후 국회 개헌특위 출범을 언급한 만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이날 이재명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이 대표는 성남FC 관련 소환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라고 검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리고 본인의 입장을 모르는지 검찰 자체가 권력이 되면서 수사·기소권을 남용하고,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물론 야당 인사에게 집중된 검찰 수사도 문제는 있지만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기소됐고 자신도 기소를 앞둔 마당에 그렇게 큰소리칠 일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의혹을 해소해야 마땅하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 심지어 구속영장 청구를 경찰복 입고 강도 행각이라고 빗대며 불응할 뜻까지 비쳤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아무 일 없다는 것처럼 지방 거리정치를 하면서 이재명이를 지켜달라고 했다. 물론 개딸이라는 지지층에게는 호소력이 있을지 몰라도 다수 국민에게는 불신만 높아질 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물며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그리고 협치도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를 연일 비난하고 여론전에 열을 올리면서 협치를 하자는 건 온당치 않다. 진정한 협치를 바란다면 이재명 대표 스스로 검찰 수사에 대해 공사를 분명히 하고, 수사가 종결되면 떳떳한 자세로 여당과의 대화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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