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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홍 불안한 일단락, ‘석 달 허송세월’ 민심 직시하고 환골탈태하라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22.10.10 16:58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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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를 출범 시킨 후 내부 갈등으로 이어져 오던 국민의힘이 석 달 만에 간신히 ‘이준석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6일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 정지 등 3·4·5차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각하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7일 이 전 대표가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사유로 당원 권 1년 추가 정지를 결정하면서 막을 내렸으나 구 후유증은 여전히 당 안팎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7월 8일 윤리위가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당원 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촉발된 내홍은 일단락 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36세. 원외’의 경력으로 제1 야당 대표에 선출돼 관심을 모았지만,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반목하고 집권 뒤에도 내분 수습보다 증폭의 중심에 서면서 점차 ‘문제아’로 인식돼 정치권에서 신임을 읽었다는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당내는 물론 국민적·세계적 관심도 끌었던 ‘청년정치 리더십’의 실패에 대해서는 원인과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어 앞으로 정치판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제 이준석 전 대표는 오는 2024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돼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 공천도 받기 힘든 상태가 됐다. 굳이 추가 징계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는 여론도 있다. 어쨌든 3개월간 계속된 국민의힘 내분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은 명분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국민의힘 내분 과정에서 승자는 없다고 본다. 모두가 패배자로 남게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당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그러나 당 내분의 도화선은 윤 대통령이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 문자 때문이었다. 일명 윤핵관들도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무리한 비대위 구성을 시도했다가 법원의 결정으로 무산됐고, 비대위를 다시 구성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일로 권성동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장제원 의원은 2선 후퇴를 선언해야 했다. 그리고 이준석 전 대표도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이다.

보수정당의 첫 30대 당수가 신선한 정치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했던 국민을 실망시키고 말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돌출 발언과 행보로 타협 대신 분열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제 나는 더 고독하게 제 길 가겠다고 했다.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자제하고 성찰할 때다. 여권은 내분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기뻐할 일이 아니다. 이 전 대표가 물러났지만, 국민의힘은 바뀐 게 별로 없다. 여당은 야당을 설득하고 타협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내부 권력투쟁을 벌이고 야당과의 대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합법성을 인정받으며 단기적으로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등 정기국회를 이끌게 됐고, 12월부터는 전당대회 준비를 본격화해 내년 3월 전후 명실상부한 집권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책임을 맡게 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하락은 이준석 리스크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선, 문자파동 공개와 집권당으로서 기대에 전혀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론 조사가 정당한 것은 아니다.

이제 정진석 비대위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속히 내분을 가라앉히고 국정을 질서 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 책임 여당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먼저 경제·안보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여론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벌써부터 오는 2024년 총선 공천을 의식한 의원들은 어느 줄에 서야 할지 눈치만 보는 듯한 형국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하기 바란다. 석 달 허송을 만회하고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말 그대로 환골탈태의 수준으로 변하는 수밖에 없다.

이준석 전 대표도 남 탓하기에 앞서 어쩌다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됐는지 성찰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 국민의힘도 이제 경제·안보 위기와 민생의 답을 내놓고, 국정·협치에도 무한책임을 지는 집권당 본래 모습으로 새 출발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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