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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언어는 세련되고 위엄과 품격이 있어야 한다

신재중 칼럼리스트

  • 입력 2022.10.06 15:44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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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말이 곧 정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미사여구를 총동원 해 자신을 포장한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유일한 정치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 현장은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고급의 언어를 마음껏 내 뱉을 수 있는 향연의 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인의 말은, 자신의 철학을 담고 있어야 하고, 그에 맞는 위엄와 품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은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채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환담을 하고 이동하면서 참모들에게 “국회에서 이 OO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내용이 보도돼 논란이 일었다.

발음이 정확치가 않아 알아듣기가 어려워지자 "바이든"을 향한 막말이라는 야당과 "날리면"이라는 여당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답답하고 짜증이 날 것이다. 여.야 모두가 너무나 저질의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대통령이 발언한 내용의 근본적인 문제는 발음의 문제가 아닌 "이 OO들"과 "쪽팔려서"란 대통령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 외교현장에서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언어가 아닌 말을 내 뱉은 그 자체가 창피한 외교가 되는 것이다.

윤대통령이 발언했던 내용에서 "이 OO들"과 "쪽팔려서"란 이 두 단어만 빠진다면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면 OOO 어떡하나"가 되는, 지극히 평범한 문장이 된다. 바이든과 날리면은 아무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는 사실이다.

내용과 상관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세련되지 못하고 품격이 없는 말 한마디가 문제가 되고, 정치권의 갈등을 유발하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말은 그 정도로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에, 항상 준비돼야 하고 내용이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국가 정책이 되고, 정치권에 던져지는 민감한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초등학생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순화되지 못한 언어 사용으로 정치권이 혼란에 빠진다면, 그 책임은 그 언어를 사용한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신재중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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