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치인들의 묻지마 폭로 대가 치러야

  • 입력 2011.01.18 17:52
  • 기자명 서울매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이란 직위를 이용해 하고 싶은 말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엊그제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서울대 로스쿨이 예비 후보자 2명을 추가 합격시키는 과정에서 순번이 7번으로 뒤처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차남을 부정 입학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하루 만에 공식 사과했다. 서울대가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해명하고 진보 성향인 조국 서울대 교수마저 “안 대표가 밉더라도 팩트(사실)는 팩트”라며 반박하고 나서자 “안 대표와 가족, 서울대 로스쿨 측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묻지 마 폭로는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을 심화시켜 큰 폐해를 빚는다는 점에서 이런 행태를 일삼는 정치인은 더 이상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이번 일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자세를 보인 만큼 새로운 전형을 세우기 위해서도 결코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아니면 그만인 식의 막말은 반드시 처벌을 해야 한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느닷없이 북한의 김정일 면담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해 국민들이 깜작 쇼에 놀라기도 했다. 이유는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한국 국민의 뜻을 전하고 남북 간에 끊어진 대화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정부부처의 장관도 아니고 당 대표도 아닌데 의원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자기의 생각을 돌출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어서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말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남북 대화를 강조했고, 북한 신년 공동사설도 남북 대화와 협력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자신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웃기는 행동인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한두 번 속았는가. 연평도 사건도 그들은 남한의 짓이라며 북한에 선전하고 있지 않은가? 국회의원들은 정치인으로서 품위 있는 행동을 해 줄 것을 바란다. 
정부 당국을 무시한 정 최고위원의 돌출적인 김정일 면담 요구는 과잉 행동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지난해 말에도 개성공단 실태 파악과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방북하겠다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실현이 어려울 줄 뻔히 알면서도 정치적 매명(賣名)을 노리는 것은 야당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치인의 격에 맞지 않는 행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서한에서 김정일 위원장께서 저의 방북 요청에 대해 다시 한 번 통 크게 결단해 달라고 한 것은 도발 책임자에게 애걸하는 듯한 비굴한 언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리고 서해를 육지의 개성공단처럼 만들자는 주장도 북방한계선(NLL)을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북한의 의도에 호응하는 결과가 될 뿐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 장관이던 지난 2005년 6월 김정일과 면담한 정 최고위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언급하며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천명한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김 위원장과 저의 소통의 결과가 크게 작용해 이루어진 성과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미 그때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었다. 그동안 국회에서 폭로하면 면책특권을 내세워, 국회 밖에서는 여야 간 타협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이래서는 폭로정치를 근절할 수 없다. 지역 주민들은 표로 폭로 정치인을 심판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곧 이어질 인사청문회 협상용으로 활용해 이 문제를 흐지부지하면 안 된다. 말로만 큰 소리 치지 말고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무책임한 폭로를 없앨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하길 바란다.

홍 성 봉 / 편집국장

저작권자 © 서울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