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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비리 함바집 로비 의혹

  • 입력 2011.01.12 11:04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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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을 통해 자고나면 건설현장 식당인 ‘함바집’운영권과 관련한 금품 수수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함바집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동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일단 귀가 조치했다. 검찰은 이날 강 전 청장을 상대로 2009년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에게서 경찰 인사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았는지, 유씨가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8월 그에게 4천만원을 주면서 외국도피를 권유했는지 등을 캐묻고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의 범죄 혐의가 입증되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곧이어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전·현직 치안감 각 2명, 전·현직 경무관과 총경 등 10여명이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는 데 도움을 주거나 건설 현장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 국회의원, 전직 장·차관, 공사를 발주한 공기업의 전·현직 임원 등 정·관계 인사들도 금품 로비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그동안 강 전 청장을 포함해 경찰 수뇌부들이 자정과 개혁의 목소리를 쏟아낸 걸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다는 지적이다. 수뇌부들은 특히 업소들과 일선 경찰관의 유착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 흘러나오고 있는 의혹들은 말 그대로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었음을 보여준다.
전직 치안총감과 전·현직 치안감 6명이 한꺼번에 수사를 받는 것은 경찰 창설 이래 처음이라는 점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경찰은 검찰과 함께 대표적 사정기관이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 사회’를 실현할 핵심 축이다. 그런데 공정사회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경찰 수뇌부가 대거 사정의 대상이 됐으니 국민을 무슨 낯으로 볼 것인가. 강 전 청장은 집무실에서 함바집 운영업체 대표로부터 취임 축하 명목 등으로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만약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파렴치한으로 낙인이 찍혀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경찰 내부에는 검찰의 수사가 경찰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온 검·경 수사권 조정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 가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관계와 증거에 입각한 수사결과가 나온다면 의구심은 사라질 것이다.
검찰은 이번 기회에 건설 현장을 둘러싼 경찰의 부패 관행을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 건설업 관련 정치인, 부처와 공기업의 비리도 철처 하게 파헤쳐 엄벌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범정부적으로 경찰을 포함해 사정기관 전체에 대한 전 방위 개혁에 나서야 한다. 현 경찰 수뇌부가 자정과 개혁을 담당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외부 인사를 기용해 외과적 수술을 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조현오 경찰청장 “금품ㆍ향응 받았으면 양심고백 하라”고 전달했고 일단 ‘연루의혹이 있는  김병철·양성철 경찰서장은 일단 대기발령을 한 후 연루되지 않았다면 복귀 시키도록 조치했다. 전 현직 경찰 수뇌부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함바 비리’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총경 이상 간부들에게 함바집 운영업자 유상봉씨와 접촉한 사실이 있으면 자진신고를 하도록 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의 총경 이상 지휘관에게 양심고백 차원에서 유씨를 알고 있다면 어떻게 만났고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적이 있으면 다 적어 내라고 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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