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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꼴사나운 내부 대북정책 싸움

  • 입력 2010.12.27 01:34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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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당인 한나라당 중진들이 당 내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요즘 대북정책을 놓고 의견 충돌을 빚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경필 정두언 홍사덕 의원 등이 작금의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을 조정,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반면 이에 반해 홍준표 이윤성 이경재 의원 등은 시기상조라며 이들을 강력 비판하고 맞섰다.
특히 남 의원은 과거 대북 햇볕정책이 일부 성과가 있었다며 민주당에 동조하는 듯 발언을 했고, 이에 홍준표 의원은 “햇볕정책은 전쟁을 준비하는 위장 평화시대를 낳았다”며 남 의원 발언을 인기몰이식이라고 공격을 했다.
중진들 사이에 현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노선 싸움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는 느낌이 아니냐며 국민들은 설렁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북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반도에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출구전략이 필요한 건 사실이고, 여당 중진들이 고민 끝에 이런저런 발언을 할 수는 있으나. 최근 남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북정책 조정 문제는 차분하고도 신중하게 논의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우리나라의 말하기 좋아하는 정치인들이라고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면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십상인 것이다.
대북정책 조정에 관한 최종 결정은 당연히 정부의 몫이지만 집권당 중진들에게 좋은 의견이 있다면 당 차원에서 먼저 조용히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순서인데 여당의원들의 최근 행동을 보면 모두 준비되지 않은 자기주장들로 막말을 잘 한다.
지금처럼 정돈되지 않은 의견들이 무분별하게 표출될 경우 북한과 국제사회에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당 내 말싸움이 계속되면 야당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국론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다.
그런 일들을 북한이 노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당 대표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말실수로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보온병 포탄’ 설화 파문이 가시기도 전에 안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중증장애아동시설을 방문한 뒤 여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성형을 너무 많이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는 발언이 불거진 게 결정적 계기다.
지난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와 민생·복지예산 누락과 불교계 지원 문제를 비롯한 실세예산 증액 등 악재로 시달리는 한나라당 내부에선 “한방에 끝났다”(수도권 초선의원)는 한숨이 쏟아지고 있으며, ‘안상수 체제’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특히 내년 4월27일 재·보궐 선거는 물론 2012년 총선을 ‘안상수 체제’로 치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개혁성향 초선모임인 ‘민본21’ 주광덕 의원은 2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몸으로 지역에서 울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 선거를 이 체제로 치러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당을 어렵게 하고 초선들을 어렵게 한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엊그제 “당 차원의 대표단을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에 파견하겠다”면서 “필요할 경우 남북 간 직접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것도 현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지만 오죽하면 그런 말을 했겠는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야당도 국가 안보 문제에 관한 한 가급적 정부에 협조해야 함은 물론이다.
외교 및 대북 정책에 있어 자꾸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정부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번 야당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정부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뒷다리 북측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은 뻔 한 일이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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