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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모험주의 버리고 대화로 공감대 형성을

  • 입력 2010.12.22 23:35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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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우려속에 대한민국의 서해상 사격 훈련을 우려했던 공포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 북한이 연평도 인근 해상사격구역을 자신들의 영해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2차, 3차 타격’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우리 군은 21일 ‘자위권 차원의 통상적인’ 사격훈련을 시행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우려 속에서 강행한 연평도 사격훈련은 우리 군이 연중 계획된 훈련이라며 강행한 것이다. 자위적 타격으로 맞서겠다고 공언해온 북쪽은 일단 대응 행동을 하지 않아 다행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엉뚱한 행동이 불안과 긴장감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훈련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소집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도 북한의 위협 등을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날씨만을 고려하면서 훈련을 한 것이다. 이런 ‘단호함’을 견지한 결과 자존심도 찾고 나름대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될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북한이 사전 공언과 달리 물리적 행동으로 맞서지 않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령 남쪽이 전폭기를 대기시키고 주한미군 인원까지 관여시킨 상황에서 일단 예봉을 피하자는 전술적 고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로써 남북 사이의 위기가 해소됐다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과 확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21일 우리 군의 훈련은 한계가 뚜렷한 모험주의적 처방일 뿐이다.
훈련을 강행하기까지 정부와 군 당국의 태도를 보면 긴장을 해소하고 안정을 되찾는 게 정부의 가장 큰 임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의문마저 든다. 이렇게 힘 대결 위주로 가서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결코 해소할 수 없는 것이다. 가령 연평도 사격훈련이 매달 하는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하는데, 지금 같아서는 앞으로 계속 주민들을 대피시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또 온 국민이 확전 가능성을 불안해하면서 뉴스 속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니 편안한 날이 언제나 오려나 걱정스러운 것이다. 위기 상황이 길어진다면 그 파장은 우리 사회에 다양하게 나타날 것은 뻔 한일이다.
지금은 남북 사이에 누가 먼저를 따질 것 없이 일체의 군사행동을 자제하는 게 절실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특히 북쪽은 이번 기회에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며 가령 북쪽이 이번 국면에서 전면전과 핵전쟁 참화를 위협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망발들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같은 민족으로서의 도리를 말할 수 있겠는가. 북쪽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갖고 주장할 게 있더라도, 일체의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합의 정신으로 복귀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다.
평온한 어촌인 연평도가 하루아침에 세계의 화약고처럼 돼 관련국들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현실로 변해 날마다 엉뚱한 행동으로 돌변하는 북한의 모습은 참으로 개탄스럽기만 하다. 유엔 안보리에서는 한국군의 사격훈련 실시를 둘러싸고 미국·영국·프랑스와 러시아·중국이 맞서서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마치 19세기 말 청과 러시아, 일본 등이 대한제국의 운명을 놓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던 시절을 연상시키는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결국 남북한 스스로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지 못한 까닭에 관련국들의 외교적 간섭을 초래, 남북한 당국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마땅하지만 대회는 그리 쉽지가 않다.
남북 모두 직면한 위험 요인과 불안감이 여전하다. 남북이 강 대 강으로 맞서서는 어느 쪽도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양쪽 당국이 군사적 모험주의를 버리고, 긴장을 해소할 근원적 방안을 찾아 공감대외 화해로 만나야 한다. 이제 남북은 적대 적을 떠나 자제력을 찾고 빨리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원형 / 인천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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