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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은 변하고 있다, 통합당, 국민 共感 넓힐 명운 걸고 쇄신해야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20.05.29 15:03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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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공식 취임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는 보수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상당한 충격과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는 여론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미 기존 보수 정치와의 결별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혼란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국조직위원장 회의 특강을 통해 “일반적 변화(變化)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라면서 “경제민주화보다 더 새로운 것을 내놔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날 발표된 비대위원 면면도 중진·남성·현역 중심의 기존 정치 문법에서 탈피한 파격이었다는 여론이다.  
4·15 총선 이후 이미 40일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만 할 것이다. 이번에도 환골탈태하지 못한다면 정당의 생명이 완전히 끝날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각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김 위원장 등 당연직 3명을 제외한 6명 가운데 30대가 3명, 여성이 2명, 낙선·불출마자가 4명이다. 이번 총선 결과만 보더라도 ‘엄청난 변화’는 당연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당헌·당규를 과감히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당의 실질적 중심도 신진 세력 쪽으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되면 상당한 반발이 예상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이라는 난제를 해결한 미래통합당은 이제 본격적인 쇄신의 길에 들어설 일만 남았다.
통합당의 쇄신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비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번 총선까지 내리 4연패를 당한 까닭을 모든 구성원들이 각성해 뼈저리게 아파해야만 한다. 5·18과 세월호 망언 의원들을 징계조차 하지 못하는 꼴통보수 이미지로는 표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 지난 4번의 중대선거에서 입증됐다. 오죽하면 지난 총선 과정에서 당내에서조차 당 해체 요구 목소리가 나왔겠는가. 영남과 강남 여론만 살피는 정당에 다른 어느 지역 주민들이 동조할 것인지는 묻지 않아도 자명하다. ‘극우보수 세력’과 단절하고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2022년 대선에서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통합당을 혁파하는 보수 재창조를 넘어 정치판 전체 틀을 바꾸는 새 판짜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통합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구시대 정당 경제·사회 전 분야 개혁 추진에 엄청난 변화 없이는 大選(대선)승리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통합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양당 모두 새로운 시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구시대 정당이다. 기존 정치인도 역시 물러나야 할 구시대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그가 정치 영역을 넘어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인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독일이 68혁명을 통해 지금의 독일을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개혁 방식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68혁명 당시 독일에서 유학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냐 진보냐 하는 종전의 이념대로 얘기하면 문제를 풀 수가 없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보수 정당을 강력히 지지했던 국민 중에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어리둥절해 하면서 강력한 ‘반(反)문재인 정권’ 투쟁을 주문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본다. 통합당과 지지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국민 공감(共感)을 넓혀나가는 ‘김종인 노선’을 택할 것인가, 보수 강경한 지지층을 토대로 강력한 반 정권 투쟁을 택할 것인가. 다양한 입장이 있겠지만, 냉철하게 생각하면 선택은 자명하다. 분노를 삼키면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논리가 김 비대위원장의 노선이다. 정당의 존립 목적은 정치 운동이 아니라 정권의 획득이기 때문이다.
지금 현 정부는 조국· 윤미향 사태만으로도 여당은 공정의 대변자에서 탈락했다는 여론이 압도적이 아닌가. 야당이 공정, 성실한 사람이 잘사는 사회, 경쟁에 뒤진 계층에 대한 따뜻한 배려 등을 내걸면 금방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개혁도 마찬가지다. 영국 보수당, 미국 공화당이 앞장섰던 일이다. 어떤 도전도 회피할 이유가 없다는 김 비데위원장의 말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엊그제 특강에서도 보수와 진보라는 말은 필요 없다며 중도란 말도 쓰지 말라고 했다. 보수와 진보 이념에 얽매여 있는 기존 정치체제는 변화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177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당이 세상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며 오로지 변화한 세상에 어느 쪽이 잘 적응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022년 대선에 대해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승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온갖 비리들을 감싸주고 있는 여당(진보)과 보수의 대결 끝에 국회 의석수가 103석으로 줄어들었지만, 이념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문제 해결이라는 개혁의 주도권을 쥔다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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