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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환재탕’ 상주·유족들 ‘발끈’

강원, 일부 장례식장 재활용 폭리… 화훼농가 피해

  • 입력 2010.09.28 01:02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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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탕된 화환인 걸 알았으면 안 샀겠죠. 마지막 가시는 길에 누가 남이 쓰던 걸 올립니까.”
강원도 내 일부 장례식장에서 조의를 표하는 데 쓰이는 화환이 ‘재탕’돼 상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도내 모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한 달 평균 600~1000개에 이르는 화환들이 특정 업체에서 수거돼 새 화환으로 둔갑, 소비자에게 되팔리고 있다.
이들은 정상가 10~12만 원꼴인 화환을 팔려나간 지 이틀 된 것은 2만 원, 당일 되돌아오는 것은 5만 원 선에 되파는 식으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거래로 인해 소비자뿐 아니라 일부 화훼 농가 및 소규모 자영업자들까지도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꽃시장에서 화환으로 사용되는 물량은 전체 유통량의 60%에 육박하는데 생산량의 반 이상이 재활용되면서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화훼 농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화원을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 역시 화환이 재활용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을 뿐 아니라 재활용 업자들이 ‘재탕’ 화환을 2만 원~3만 원가량 더 싼 가격에 공급하는 바람에 경쟁에서도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장례식장 등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3단 화환의 경우 개당 10~12만 원에 거래되는데 순 제작비를 따져보면 꽃값이 7만 원, 리본 7000원, 꽃대 5000원, 운송비 1만5000원으로 총 9만7000원 정도다.
이 경우 10만 원에 팔아도 순이익은 3000원에 불과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재활용 업자와의 가격 경쟁에서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내에서 작은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소모씨는 “꽃은 생물이라 재활용의 개념으로 보아선 안 된다”며 “다른 장례식에서 며칠씩 전시됐던 꽃은 아무리 솎아 내봐야 시든 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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