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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대표는 ‘합리적 保守’ 깃발로 당심·민심을 하나로 좁혀야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9.03.06 15:2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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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새 대표로 선출됐다. 황 신임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7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해 50%의 득표율로 오세훈(31.1%)·김진태(18.9%)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한국당에 입당한 지 43일 만에 당권을 거머쥔 황 대표는 2년간 임기를 맡아 내년 4월 총선과 2021년 대선을 준비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았다.
황교안 신임 자유한국당 대표는 보수(保守) 정당사에서 매우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당을 이끌게 돼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정치세력은 지난 2016년 총선 참패와 2017년 탄핵 및 대선 패배 이후, 가까이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 이후 지리멸렬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자유 우파 대통합’과 ‘문재인 정권 폭정에 맞선 전투’를 내걸었다. 탄핵당한 정권으로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그러나 문재인 현 정권의 브레이크 없는 독주와 안보·경제 정책 실패에 등을 돌리는 국민이 예상보다 빨리 늘어나는 만큼 제대로만 하면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는 여론도 많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후 7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제1 야당의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인 것이다. 그동안 산적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엄중하고 심각해서 새 출발하는 당의 앞날에는 기대보다 걱정이 몇 배나 앞서는 판이다. 다시 태어나겠다는 절치부심의 각오 없이는 상식을 가진 민심이 돌아봐 주기 힘든 상황이 지금의 자유한국당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인 일련의 역 주행극은 새삼 입에 담기가 꺼려진다. 당권 하나 잡겠다고 태극기부대의 눈치를 살핀 퇴행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의 5·18 폄훼 망언으로 국민 염장을 질러놓고도 되레 큰소리치고 있고, 친박 표심을 얻겠다고 태블릿 PC 조작설에까지 부화뇌동했다.
황 신임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밝혔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이겠으나 도로 친박당으로 뒷 걸음질친 한국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민심을 얻을 길이 요원하다. 전체 보수지형도 안에서는 한 줌도 안 되는 극우세력에 휘둘려 시대착오적인 모양새를 계속 보였다가는 내년 총선 결과는 보나마나 캄캄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를 접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야당의 균형 없이는 건강한 집권당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 새 지도부의 과제는 그래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자유한국당은 모두 한 마음으로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 제1 야당의 입지를 확장할 막중한 책무를 밤잠 안자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황 대표는 우선, 계파 정치와 철저히 결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 10년 보수정당을 망친 제1요인은 친이· 친박, 친박· 비박의 이전투구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황 대표는 친황·비황 조짐은 싹부터 자르고, 오직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기용해야 한다. 당직 인선도, 내년 봄 총선 공천도 마찬가지다. 현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면서 올바른 대안을 끊임없이 내놓고 실력으로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의 기본 원칙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과감한 보수 통합 및 인적 수혈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경계할 일은, 대표를 발판으로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구상 등 그런 생각은 아예 지워버리고 오직 국민만 보고 뚜벅뚜벅 가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당내에서 친황. 비황 등은 물론 아래를 내려다볼 줄 모르는 정치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지방분권, 균형발전 정책만 해도 기득권의 독점을 깨려는 선전포고 아니겠는가. 사려 깊지 못하고, 민심을 헤아릴 줄 모르는 것도 정치를 베풀지 않은 죄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보수정당 수장으로서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3번째 방문이다.
황 대표는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대통령님의 통합과 나라사랑의 정신, 깊이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사저로 이동해 30여분 동안 권양숙 여사와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황 대표는 봉하마을 방문 후엔 4·3 재·보궐선거 지역구인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반송시장을 찾는 등 현장 정치행보를 이어 가고 있으나 갈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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