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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사 訪北… 北에 비핵화 이행 적극 설득하라.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9.04 15:20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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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북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표로 해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동행한다고 한다. 지난 3월 방북한 1차 대북특사단과 같은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엊그제 “특사단은 5일 아침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하고, 임무를 마친 뒤 당일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여부에 대해선 아직 말하기가 어렵다고 했으며 당일로 무슨 결과를 얻으려고 방북하는지 궁굼하다는 여론이다.
대북특사의 최우선 임무는 9월 중 열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특사단이 비핵화 측면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일정 등 남북 관계 진전에만 합의하면 한·미 공조에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엊그제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기반으로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이어서 당연히 종전선언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 문제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비핵화에 대한 어떤 대책을 가지고 갖는지 의문스러운 것이다. 특사단의 방북 목적이 단순히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일정만 협의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으나 글쎄다.
특사단은 이번 방북에서 이달로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믿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일이다. 북한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자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 재개 카드를 꺼내 드는 등 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상태에서 방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만약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남북관계가 진전되기 어려운 게 현실인 만큼 궤도에서 이탈한 협상을 제자리로 되돌려놓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특사단은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도록 북한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북핵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이 걸린 사안임을 거듭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청와대 측은 평양 정상회담 일정 확정이 제1의제이고, 이 밖에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북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굳이 북한이 9·9절이라며 대대적으로 체제 선전 행사를 벌이기 직전에 한국 특사단이 방북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남북 대화는 필요하지만 이젠 대화를 위한 대화나 이벤트성 행사가 돼선 안 된다. 자칫 북핵(北核) 폐기라는 본질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은 이미 지난달 13일 판문점 고위급회담 때 9월 중 평양 회담 개최에 합의했고, 구체적인 의제 등은 실무회담을 통해 결정하기로 한 바 있어 현 국면에서 굳이 특사 방북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더구나 당시 북측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날짜도 다 돼 있다고까지 말했지 않았는가.
최근 미국은 중단됐던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 방침을 시사 하는가 하면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를 1년 연장하는 등 대북 압박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판문점선언에 따라 추진돼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현지 공동조사가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도 제동이 걸려 있다. 북·미 서로가 판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지만 답보상태에서 추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사단은 이번 방북에서 현재 조성된 국면에 대해 북측 최고지도부와 허심탄회하고 심도있는 협의를 통해 북·미 협상 모멘텀을 살려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도 남북관계 발전에 그치지 않고, 북·미 협상을 견인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긴밀하게 조율할 것을 당부한다. 그래야 유엔총회를 비롯해 한반도 관련 정상외교가 벌어질 9월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호기로 삼을 수 있다.
북측도 상황타개를 위해 특사단의 방북을 최대한 지혜롭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사단을 만나 비핵화 및 평화정착 의지를 재확인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게 되면 북·미 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부여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특사단의 방북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듯이 이번 대북특사도 일시 정체된 한반도 대전환의 여정을 본격화하는 성과를 거둘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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