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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비대위원장, 新黨 창당 각오로 강한 권력의지를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7.18 15:56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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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3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여 만에 자유한국당이 지난 17일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확정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들을 선임해 오는 24일 공식 추인 받게 되면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궤멸적 참패를 당하고도 반성은커녕 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구치소로 보내고 무슨 비박.친박 하면서 알량한 밥그릇 싸움에 나락으로 빠져들던 자유한국당이 그나마 비대위체제를 꾸려 재건을 도모하게 되는 격식을 찾은 셈이 됐다. 침몰 직전의 난파선에서 그저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낯 뜨거운 계파싸움만 벌여온 행적을 감안하면, 김병준 비대위가 생살을 도려내는 인적 쇄신과 당 혁신의 길을 닦을 수 있을까 회의부터 드는 게 사실이다. 벌써부터 비대위의 권한을 놓고 전권형과 관리형이냐는 등등으로 정신 못 차린 비박계와 친박계가 맞서고 있는 것은 참으로 침퉁한 일이다. 비대위에 인적 청산 등 전권 지도부의 권한을 부여해도 될동말동한 상황이다. 계파 간 타협으로 이름만 ‘비상’대책위가 꾸려진다면 귀결은 뻔하다. 과거 위기 때마다 등장했던 대로 적당히 개혁 시늉만 내면서 당 간판만 바꾸고 할 일 다 했다는 식으로 그치게 될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지리멸렬한 상태다. 당의 회생은 고사하고 보수의 존립마저 심히 걱정되는 분위기다. 한국 정치사에서 이런 일 자체가 처음인 듯싶다. 집권 여당과 수권 야당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던 거대 정당이 총선·대선·지방 선거에서 3번 계속, 3년 연속 고배를 마신 것도 이례적이거니와, 특히 최근 지방선거 패배는 역대급 이상의 대참사가 아니였는가. 만약 비대위에서도 정신 못 차리면 내후년 국회의원 선거 이후 대한민국은 일당독재국가가 될 개연성마저 없지 않다는 여론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정의당에도 밀릴 정도로 자유한국당은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한 김 위원장 영입은 상당한 의미는 있으나 보수의 길이 열리려는지 의문이라는 여론이다.
그는 정치적 반대편에 서 있었고, 진보 정권의 정책 책임자로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면서 중심을 잡았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보수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은 받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무하며 이미 난장판이 된 당 내부를 추스를 정치력을 발휘할지 걱정스럽다는 여론이다,
김 위원장 앞에는 험난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비대위라는 원천적 한계에다 국회의원 선거도 2년 가까이 남아 있어 공천이라는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 결코 쉽지 않을 험난한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분명히 해야 한다. 당내 저항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개인적 권력욕을 앞세우지도 말고 오직 궤멸된 보수 정당을 재건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어 매진한다면 국민으로 부터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제 모든 과거는 버리고 기본 원칙의 원점에서 신당(新黨)을 새롭게 만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그리고 첫 단추는 파격적인 인적 쇄신이다. 현재의 자유한국당 의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내부의 여전한 패거리 행태를 볼 때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서 욕을 많이 먹을수록 국민으로부터 박수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창당 수순은 이미 나와 있다. 보수 이념에 동조하는 유능한 발기인들을 모으고, 강령을 시대에 맞게 미래지향적으로 재조정하고, 현 정권을 합리적으로 비판하면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현 정권의 지지율은 높지만 벌써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야당 입장에서는 기회로 잡아야 한다.
지금 북·미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구조를 논의하는 상황에서도 철 지난 색깔론만 찾지 말고 보수의 가치를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추동할 인물이 수혈돼야 함은 물론이고. 모두가 기득권은 전부 내려놓고 이념도, 노선도, 인물도 모두 바꾸어 완전히 다른 정당을 만든다는 각오로 임해야 자유한국당의 출구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저항이 만만치 않겠지만, 말 그대로 뼈를 깎는 혁신의 노력 없이는 자유한국당이 다시 살아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무늬만 바꿔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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