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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유연한 보수의 출현을 바란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7.13 15:48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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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자유한국당이 지난 11일 대통령 2명을 배출한 여의도 당사의 현판을 내리고 여의도 당사를 떠났다. 자유한국당은 최소한의 살림살이만 꾸려 조촐한 영등포 당사로 이전했다. 한국 정치의 무대인 여의도에서 사실상 쫓겨났다고 해도 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날 홍준표 전 대표는 미국으로 떠나는 등 어수선한 하루였다.
홍준표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돌아와 정치에 복귀하려는 의지를 비쳤지만 과연 그의 시간이 다시 올지 의심스럽다는 여론이다. 또한, 보수 정치의 시대가 언젠간 다시 열릴 거라는 아주 느슨한 전망조차 망설여지게 된다. 지금 정치판에서 보수는 길을 잃었고 한국당은 출구를 찾기는커녕 계파 갈등의 수렁에 빠져 표류하고 있는 것이 안타가운 일이다.
이는 보수를 표방한 정치인의 책임일 뿐 보수란 가치체계는 잘못이 없다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동안 보수적인 국민이 지금 한국당의 생사 따위에 관심이나 갖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전직 대통령을 보수당의 일부가 뛰어나가 탄핵을 주도해 박근혜 대통령이 구치소로 간뒤 이명박 전대통령 마져 지키지 못하고 구치소로 보낸 보수당을 살길을 정말 막막 하다는 여론이다. 그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당내에서 똘똘 뭉쳐도 힘든데 무슨 친박. 비박을 따지며 떠들어 대는 의원들이 보수의 가치가 사장돼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할 뿐이다. 우리 사회의 한 축을 이루는 목소리, 그것이 갖는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기에 안타가운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출국 전 한국당을 향해 “더 치열한 노선 투쟁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떠났다. 그가 제시했던 노선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지만 노선 투쟁이 보수의 길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뜻이라면 이 말은 옳다는 여론도 있지만 당내가 어수선 하니 한심할 뿐이다. 늘 지리멸렬하던 한국당 회의석상에서 마침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이 보수의 길을 말했다. “수구냉전에 대한 반성 운운은 보수의 자살이자 자해”라는 한 보수논객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대행은 “고정불변의 자기 이념에 갇혀 수구냉전적 사고를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보수의 자해라고 했다. 그리고 보수 이념은 고정불변의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고 끊임없이 자기를 혁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작심한 듯이 “보수 이념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며 “뉴노멀에 맞는 뉴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시대정신에 맞는 보수의 뉴트렌드를 만들겠다”는 같은 말을 쏟아내며 “건설적인 노선 투쟁을 희망한다”고 덧붙였으나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몇 명이 될ㅈ디 의심스럽기만 하다. 보수의 길이 지금 필요한 건 한국당의 재건이 아니라 보수의 역할을 되찾는 일이다. 그 시작은 이 시대 한국 사회에 필요한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찾아내 국민에게 제시하고 신임을 얻어야 되는 것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의원들이 보수의 길을 고민하는 정치인이라면 서울대 강원택 교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를 권한다. 영국 보수당을 연구한 그의 문제의식은 “보수당은 옛 것을 지키는 정당인데 과거에 연연하는 정당이 어떻게 300년씩 지속되며 권력을 잡을 수 있었을까”하는 말이 었다. 강 교수는 보수의 유연함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보는 것이다. 지키려는 신념이 너무 확고해 그것을 위해서라면 어떤 변화든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수당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이를 수용하면서 질서 있는 변화를 추구해 왓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가·.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보수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아내서 보수의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 한국당의 유일한 선택지는 지난 5·16 직후 제로베이스에서 공화당을 창당했듯이 완전히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길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보수당은 민정당에서 민자당으로,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수준의 처방으론 백약이 무효라는 여론이다. 지금은 일과성 위기가 아니라 기존의 보수정당 체제가 수명을 다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여론도 들어야한다. 현 보수정당 체제는 변화의 대응에, 새로운 가치의 창출에, 진영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 내는 데 실패했다. 보수진영으로부터 괴리되고, 외면당하고, 고립된 체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연이은 패배가 보수진영이 아닌 보수정치 세력의 패배라고 보는 이유다. 지금 한국당은 시대를 걱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각계의 보수 인재와 보수 재건 국민운동에 나서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를 토대로 새 보수정당을 창출해야 한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해야 할 역할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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