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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러운 안보 구멍들. 韓美동맹 허수아비 만드나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6.29 15:5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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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이 끝난지 20여일이 넘어가고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드럼프 대통령은 알맹이 없는 문서교환을 하면서 비핵화를 비롯해 정전협정. 평화협정 운운 하면서 곧 평화가 이뤄 질 것 같은 표현으로 온 세계를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옛말에 평화를 원하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것은, 율곡 이이나 이순신 장군의 ‘유비무환’을 떠올릴 것도 없이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진리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8년 전 대비 없이 당했던 6·25전쟁의 뼈저린 교훈을 생각하면 한순간도 잊어선 북한을 믿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지난 1950년 6월 9일 남북정당연석회의 개최하고, 10일에는 고당 조만식 선생과 남로당 거물 김삼룡·이주하 교환 협상, 또 19일에는 남북 단일 국회 구성을 통한 통일헌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리고 25일 일요일 새벽에 전면 남침을 한 것이 북한의 모습이다.
그 후 한·미 동맹은 6·25전쟁의 참담함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의 결정체로서, 1953년 정전(停戰) 이후 한반도 평화의 기본축이다. 한·미 동맹은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군사동맹이며, 그 핵심은 연합훈련이다. 실질적 북핵 폐기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배금(拜金)주의’와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달래기’ 노선이 결합하면서 연합훈련이 잇달아 중단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미 동맹은 허수아비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요즘 문재인 정부의 국방 정책을 보고 있으면 북한의 속임수에 빠져드는 상황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여론이 아우성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멘토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달 19일 한 토론회에서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상황 변화 요인이 생겼는데 국방개혁 2.0도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또한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구축이 핵심인 국방개혁 2.0의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서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문 특보의 발언대로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3축 체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확정될 예정이던 국방개혁안은 청와대로부터 재검토 지시를 받은 뒤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이 자신들이 내세운 안보 공약에 구멍을 뚫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안보 공약은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이다. 전작권을 가져오고 현재 미군 장성(대장)이 사령관인 한미연합사령부를, 한국군 장성(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미 양국은 지난 2014년 전작권 전환을 ‘한국군이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필수 대응 능력을 갖추며,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이 안정적일 때’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러한 연합 방위 주도와 핵·미사일 대응을 위해서는 대북 감시망과 방어를 핵심으로 한 3축 체계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또 전작권을 전환하려면 한국군의 전력 증강이 필수적이지만 핵심인 3축 체계 구축이 안갯속으로 들어간 것은 물론 숙련된 병력 확보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뒤돌아보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해 군 병력 감축(62만 명→50만 명), 병역 복무 기간 축소(21개월→18개월)를 제시했다. 그리고 하는 말 현재 공룡 같은 군대를 날렵하고 전투에 강한 표범 같은 군대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정부는 전작권 전환 준비나 숙련병 감축에 따른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는 핵심은 훈련인데 한·미 연합훈련은 물론 국군 단독훈련마저 연기된 상황이다보니 국민들이 안보에 대한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판문점과 북미 회담에서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만약 북한의 비핵화가 시작되더라도 짧으면 3년, 길면 15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감안하면 섣부른 행동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안보 우산’에 구멍이 생기면, 자체 안보 태세라도 강화해야 하는데, 문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여론은 참으로 심각한 일이다.
연합훈련 중단은 안보에 큰 구멍을 만든다.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도 중단됐다. 훈련 없는 군대는 공부하지 않는 수험생과 마찬가지다. 훈련이 안 된 부대는 전장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군의 원칙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동맹 불안을 불식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동맹의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재구축하기는 매우 힘들고, 양국 모두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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