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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잘못된 생각에 맞장구치면 安保 위험하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6.15 16:04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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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간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동맹관(觀)은 북한 김정은과의 동맹을 의심할 정도로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는 여론이다. 미 행정부 내부는 물론 의회 및 전문가 그룹에서 사실상 한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하자 백악관 등이 일부 해명하고 나섰지만, 지난 12일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표출된 인식의 근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동맹의 핵심 축인 연합훈련에 대해 ‘도발적인 워게임(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면서 “돈이 많이 들어 중단하겠다”고 전 세계를 상대로 밝힌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피로써 지키면서 공동의 번영을 일궈온 혈맹(血盟)에 대한 모욕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미·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세계사에 중요한 사건"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은 귀국길에도 이어졌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정말로 놀라운 방문 후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용감한 자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 '화염과 분노'나 '핵 버튼' 같은 단어를 김정은과 주고받았던 상황을 생각하면 이번 회담이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횡설수설하듯 연합훈련과 김정은에 대해 북한 대변인처럼 북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지금은 논의 대상이 아니지만 언젠가 돌아와야 한다”며 철수 의지도 내비치기도 했다. 김정은 개인에 대해서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는데, 최악의 독재 체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차치하고 자신이 얼마전까지 했던 발언에 비춰보기만 해도 가위 정신분열증 수준이라는 여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국인 북한을 긍정 평가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김정은에 대해 “자비로운 분으로, 국가를 터프하게 운영하는 재능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협상 상대라고 하더라도 행정과 군대의 최고 책임자가 할 얘기는 아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을 왜곡하고 미 정부의 오랜 동맹관도 뒤집었다는 여론은 책임져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은 수십 년 간 진행된 방어 차원의 공개적 연례 훈련이다. 북한의 도발과 핵·미사일 위협이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다. 비용 운운한 것도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지정학적·전략적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다.
미국 언론들도 자국 대통령이 이끌어낸 회담 결과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국 CNN은 헤드라인을 '역사적인 정상회담'으로 시작했지만 "비핵화에 대해선 공허한 약속만 남았다"고 했고. 합의문에 구체적 비핵화 방법론 없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추상적 단어만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NBC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가족과 국민, 미 국민을 죽인 김정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능이 있다'고 한 건 무슨 의미인가"라고 쏘아붙히기도 했다. AP통신 역시 회담 자체가 "실패했다(fall flat)"고 했다.
'반(反)트럼프 정서' 등 미국 내 진영 논리가 이런 보도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 주요 언론 매체들의 평가는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알맹이 없는 회담'이라는 게 대체적으로 평가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드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서 한·미 연합훈련을 도발적'이고 돈이 많이 든다고 운운 하며 중단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우려가 줄을 잇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미 훈련은 양국 동맹의 핵심적 부분이다.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폐기도 하기 전에 미국이 양보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트럼프 리스크를 문재인 정부가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문제인 것이다. 문 정부는 당장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을 주장하고,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와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이런 한·미 동맹의 훼손은 곧 안보의 약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항의해야 될 큰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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