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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참여디자인 '뇌성마비 장애인 맞춤의류' 제품화

'16년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으로 시작, 올해 시민참여예산사업 선정돼 확대 추진

  • 입력 2018.05.28 16:01
  • 기자명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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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근 기자 / 뇌성마비 아이들은 팔다리가 뻣뻣해지는 강직 증상 때문에 팔을 소매에 넣는 것조차 힘들다. 관절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발 보조기도 착용해야 한다. 가족들에게도 매일 곁에서 옷을 입혀주고 벗겨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수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장애 특성상 겨울철에는 더 힘들다. 보조기를 착용한 채로 신을 수 있는 방한화가 없어서 양말을 여러 겹 덧신어보고, 무릎담요를 덮어도 매서운 겨울추위 앞에서는 역부족이다.
서울시가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을 통해 시민참여로 뇌성마비 장애인 맞춤형 의류 디자인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이 제품을 의류 생산업체와 연결해 판매하는 방안까지 추진한다. 서울은 물론 전국의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맞춤형으로 디자인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뇌성마비 아이들의 의복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2016년 실제 뇌성마비 장애아를 둔 어머니가 제안한 ‘디자인거버넌스’(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의류물품 디자인) 사업에서 시작됐다. 국립재활원 연구원, 의상디자인 전공 학생, 봉제인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이들이 수개월간 머리를 맞댄 끝에 연령대에 맞춘 턱받이 3종, 보조기를 착용하고도 쉽게 신을 수 있는 방한화, 휠체어에 고정해 바람을 막아주는 무릎싸개 등 맞춤형 디자인을 개발했고,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옷 리폼 방법과 기술을 상세하게 담은 ‘리폼 가이드북’도 만들었다.
특히, ‘중애모(중증·중복 뇌병변 장애인 부모회)’ 회원들은 자체 디자인팀까지 꾸릴 정도로 이 사업에 대한 만족도와 참여 의지가 높았다.
시민 반응과 참여자들의 개발의지가 커 서울시는 작년에는 ‘디자인거버넌스 발전사업’으로 추가 지원했고, 그 결과 보조기구용 방한화를 개발하고 200켤레를 제작·판매했다.
올해는 ‘시민참여예산사업’으로 선정돼 판매까지 추진하게 된 것이다.올 한 해 총 9,900만 원의 시민참여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 개발한 디자인은 보완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로 개발한다. 개발된 디자인은 수요자와 생산업체를 연결시켜 생산과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장애인 부모회와 기관, 단체 등에도 홍보해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16년~'17년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중애모’ 회원들은 이후에도 디자인·제품 개발을 이어나가기 위해 작년 ‘2018 시민참여예산사업’으로 제안했으며, 최종 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본격 추진된다.
또, 6월부터는 장애 특성에 맞게 직접 리폼할 수 있도록 ‘무료 리폼교육’도 진행한다. 5월28일(월) 오전 9시~6월4일(월)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 디자인서울 홈페이지(design.seoul.go.kr)에서 선착순으로 참여자를 모집한다.
입문과정과 응용과정으로 나눠 봉제용구, 리폼에 대한 이해부터 지퍼달기, 바짓단 줄이기 등 실제 리폼 방법까지 실습해볼 수 있도록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또는 디자인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올 연말에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에 참여한 시민들이 모여 한 해 결과를 공유하고 그 결과물들을 소개하는 축제의 장인 ‘디자인 톡톡쇼’를 개최한다. ‘디자인거버넌스’ 시민 제안은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상시 받는다. 내년도 사업은 올해 12월 중에 선정 예정이다.
3개 신규사업 외 심화사업, 뇌성마비 아동의 의복개발과 같은 파생사업 등의 제안배경과 참여 계기, 문제해결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소감에 이르기까지 각 과정에서 느꼈던 생생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사업별 결과물을 소개한 판넬, 디자인 샘플 등이 전시되고, 사업 과정을 담은 카드뉴스도 볼 수 있다.
김선수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에 갈수록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여건이 되지 않아 팀원으로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의 추진과정을 공유하며 함께 호흡할 수 있다. 특히 거버넌스 홈페이지에서 관심프로젝트로 등록하면 메일로 업데이트 되는 상황을 알림 받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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