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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사회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와 권력싸움판 !
홍성봉의 是是非非>
2018년 01월 16일 (화) 홍성봉 shilbo@naver.com

나는 요즘 우리나라의 권력과 정치판이 글로벌 시대에서 아주 옛날 미개인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최근 책을 펼치면서 시인 윤동주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는 시 한 토막을 읽으면서 그는 스스로 자신을 경계했다는 한 토막의 글이 생각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조차 어려운 세상이니 우리로서는 감히 흉내조차 내기 힘들다. 죽는 날까지는 고사하고 일상에서도 부끄러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솔직히 부끄러움은커녕 아쉬움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다. 대개 부끄러워하고,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진리이다. 때로는 잘못인줄 알면서도 부끄러운 행동을 하기도 하고 그러고 나면 겸연쩍음에 머리를 긁적이거나,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이거나, 그도 아니라면 입이라도 다문다는 것이 일반상식이다.
공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용기라고 했다. 부끄러움은 양심의 또 다른 말이다. 부끄러움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사회적 감정이다. 맹자는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을까·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부끄러움을 아느냐, 모르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 요즘 사회는 상식이 있다면 의당 판단이 설 것 같은 사안에도 궤변과 견강부회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와 지식인들이 의외로 많은 걸 보면 도덕성이나 정의감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에 반비례한다는 느낌이 든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남들보다 많이 배우고, 월등한 경제력을 갖춘 그의 속과 겉이 이렇게 다를 줄 미처 몰랐다. 그는 정의로웠고 공정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가 넘쳐흘렀다. 양심적 지식인의 표상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허수아비 청문회가 됐다.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청문회의 반대에도 청와대는 그를 장관으로 임명하고 말았다. 오죽했으면 진보세력 내에서조차 “이건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왔을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우리에겐 사치인가. 더욱이 부끄러움마저 느끼지 않는 모습엔 절망감마저 든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와 여권의 인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홍 장관의 절세 논란과 관련, ‘합법적이고 상식적’이라고 했다. 그의 위선을 문제 삼는 언론을 향해선 “기자여러분도 기사를 쓴 대로 살아야 되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 무슨 해괴한 변명인가. 한 여당 의원은 “홍 장관이야말로 갑의 횡포를 막아내는 데 앞장선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장관 적임자”라고 한술 더 떴다. 나아가 “언론이 부의 대물림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봤다. 차제에 뜻을 모아 부자증세에 뜻을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엉뚱하게 엮어내는 기술까지 발휘했으니 황당하다는 여론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장관은 인허가는 물론 기업의 존망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기부 설립은 새 정부의 정책적 이념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다.
현 정부는 공사구분이 이렇게 안 될까. 부끄럽지 아니한가. 시쳇말로 어이상실이다. 아니길 바라지만 만일 이것이 사적 인식을 넘어 정부의 집단적 인식이라면 정말 위험하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없다. 더욱이 권력을 가졌다면. 부끄러움 없는 권력의 말로를 보지 않았던가. 민심은 마냥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지난 8개월간 발표한 정책이 한나절 새 없었던 일이 되거나 며칠 단위로 오락가락한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연말 교육부는 올해부터 전국 5만 곳의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 수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가 미확정, 금지, 유예 등을 종잡을 수 없게 오가고 있다. 수업 금지 발표 하루 만에 "확정된 바 없다"고 번복했다가, "금지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했고, 비싼 영어 학원을 보낼 형편이 안 되는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시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포함해 수능 개편도 당장 할 듯하다가 쑥 들어갔다.
새 정부는 문제 정책에 대한 비판에는 완전히 귀를 닫고 있다. 잘못이 있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 표현대로 '눈 하나 깜짝 않는다'. 그런데 지지층이 기침만 해도 정부가 감기에 걸린다. 지금 국정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부 자체가 혼선을 빚고 있다는 여론을 들어 주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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