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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습관 스펀지

  • 입력 2010.07.14 03:22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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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과 길을 가던 중 출동하는 소방차를 보게 됐는데 “왜 소방차가 다른 차 뒤에 서 있기만 하지? 어른들은 소방차에게 길을 비켜줘야 되는 것을 모르나봐”라고 말했다. 순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낮에 소방관 아저씨가 유치원을 방문해 안전교육을 했는데 소방차에게 길을 비켜주면 더 빨리 불을 끌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방차를 위해 어른들이 해야하는 일이 또 무엇이 있겠냐고 물었더니 여섯 살 아이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빨리 지나갈 수 있도록 해주기, 소방차가 물을 빨리 받아갈 수 있도록 소화전 주변에 주차하지 않기, 아주 긴급한 일이 아니면 소방관 아저씨 부르지않기”라고 말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안전교육을 하러가게 되면 아이들이 얼마나 기억할까, 과연 이 교육이 효과가 있을까 반문했었는데 아들의 대답을 듣고서 새삼 깨닫게 됐다. 아이들은 안전이야기를 스펀지처럼 흡수해 기억한다는 것, 그런 아이들에게 그릇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을 말이다.
안전교육을 통해서 어떤 것이 안전을 위한 일인지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배운다면 부모로써 부끄러워지지 않을까? 안전을 위한 기본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았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하겠다.

(계양소방서 장기119안전센터 소방교 이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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