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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도지사가 된 ‘좌희정 우광재’

  • 입력 2010.06.23 05:35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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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안희정(45) 충남지사와 이광재(45·재판 계류 중) 강원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던 대표적인 ‘친노386’ 정치인들 이었다.
친노 세력은 보수 세력으로부터 실패한 정권으로, 갈등과 편 가르기를 일삼아온 세력들로 친북 좌파 등으로 알려져 왔던 인물들이다. 그리고 386은 대학시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데모에만 신경을 썼던 전문성 없이 이념만 앞세워온 세력으로 알려진 인물들이었다.
친노와 386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모두 갖춘 그들이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충남과 강원에서 당선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물론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독주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인 여론으로 보인다. 그리고 천안함 사태로 인한 과도한 안보정국 조성과 전쟁우려의 심리전, 그리고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무리한 검찰수사라는 국민의 여론과 전교조 교사 해임, 김제동씨 방송하차 등 갖가지 이유가 있다는 국민의 여론이 흐름을 타고 선거로 연결이 되었다는 지적들이다.
심지어는 여론 몰이로 천안함 희생 장병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추모하기보다 전쟁영웅으로 만들려고 한 데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왔던 것이다.
여하간 무거운 천안함 정국에 눌려 아무 소리를 못하고 있던 유권자들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불만을 여론조사 때도 말하지 않고 있다가, 투표 날 한꺼번에 표로 표현했던 것이다.
멀리는 5·18 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서부터, 가깝게는 촛불시위와 500만 명의 노 전 대통령 추모 역사에서 목격했듯이 상당수 국민의 의식 속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가 조금씩 훼손될 때마다 기억하고 있다가, 무슨 계기가 생기면 한꺼번에 분출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던 현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부여당이 마음에 안 들고 견제할 필요성을 느꼈다 해도, ‘나라를 망친 폐족’ ‘무능한 좌파’로 불리는 ‘친노 386’세대들에게 표를 밀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이광재 당선자의 경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큰 유죄 판결을 받아 무죄 판결이 어려운 가운데, 2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유권자들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예를 남기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지금 강원도에는 일명 ‘광재도로’가 있다고 한다. 충북 제천에서 강원 태백을 잇는 4차로의 38번 국도의 이름이다. 재선의원으로 태백 영월 평창 정선이 지역구인 그는 이 도로 건설을 위해 많은 예산을 끌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삼척에 LNG 인수기지를 유치해 인근 지역 가정의 난방비를 크게 낮춘 과정에서도 그의 역할이 컸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그리고 안 당선자는 누구인가? 기업체에서 수십억 원의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2004년 징역 1년을 살았고, 박연차 리스트에 올라 지난해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이 그에게 “고생했다”고 말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이 만든 세종시 원안을 지키려는 그의 입장이 충청지역 정서와 맞아 떨어진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다.
두 사람의 당선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영향도 있었겠지만,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새로운 젊은 리더를 키우고 싶어 하는 유권자들의 욕구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높다는 여론이기도 하다. 만일 그렇다면 두 사람은 도지사로서 행정경험을 쌓아 전문성 부족이라는 386세대의 고질적인 병폐를 떨쳐내야 한다.
자신을 ‘구시대의 막내’라고 했던 노 전 대통령을 뛰어 넘어 수십억 원의 대선 자금 등의 전과자의 누명을 씻어 버리고 새롭고 청렴한 도지사로 리더십으로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길이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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