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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학교운동장에서 납치·성폭행이라니

  • 입력 2010.06.17 00:41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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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학교운동장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을 한 김수철에 대한 현장 검증이 TV를 통해 생중계 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며칠전 대낮에 또다시 성폭행 전과자에게 초등생이 납치돼 무참히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현장 검증 이었다.
정부는 지난 2월 부산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 직후 미성년자 성범죄 관리 대상자를 기존 1,3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늘려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결국은 ‘공수표’만 날린 꼴이 돼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이 성폭행범은 23년 전 부산에서 남편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해 15년을 복역한 뒤 지난 2002년 출소했다고 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9일 등교하던 초등학생을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4·무직)은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수철은 출소한후 10대 여성과 동거했다는 주위사람들의 얘기는 신고조차 하지 않은 시민들도 안이한 생각에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A(8)양은 지난 7일 영등포구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낯선 남자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날은 학교 휴교일이었지만 A양은 방과 후 학교수업을 받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운동장에서 혼자 놀던 A양의 목에 커터 칼을 들이대고 협박, 눈을 가린 뒤 학교에서 1㎞ 정도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고 한다. A양은 범인이 잠든 사이 도망쳐 집으로 갔지만, 식구들이 집안에 아무도 없자 오후 2시30분쯤 학교로 돌아갔다고 한다. 당시 A양의 어머니는 직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양의 부모는 딸이 귀가 시간이 돼도 돌아오지 않자 학교로 가 주위에 설치된 CCTV에 딸이 납치되는 장면이 찍힌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울고 있던 A양은 출동한 경찰과 부모에게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A양은 국부와 항문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5~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라고 한다.
의료진은 A양이 회복하기 힘든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치료에만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A양 뿐만 아니라 부모도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화면과 A양이 진술한 범인의 인상 착의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7일 밤 일용직 노동자인 김씨를 용의자로 붙잡았다. 경찰은 “김씨가 검거 과정에서 커터 칼을 휘두르며 강하게 저항했고 자해 소동도 벌였다”면서 ”김씨가 휘두른 칼에 경찰관 1명이 오른쪽 팔뚝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새벽에 영등포역에 일을 구하러 나갔다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온 뒤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2008년 12월 8세 여자 어린이 나영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 이후 ‘등하굣길 아동 안전지침이’ 등 다양한 예방책을 내놓았지만 그때뿐으로 소리 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한동안 각 학교마다 노인 봉사 순찰조를 만들어 성폭력은 물론 불량자들이 학교 근처에 폭력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슬그머니 사라졌다.
또 올해 2월 13세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 때도 성범죄자의 리스트를 만들어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으나 김수철은 관리대상 기간에 들어가지 않아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이 또 큰 문제를 저지른 것이다.
말로만 하는 대책 이제는 정말 실천으로 했으면 한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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