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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일부 정치인들은 巫堂과 같다

  • 입력 2010.06.08 01:13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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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럽던 6.2 지방선거도 끝났다.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모두들 자기의 위치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끓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윗사람으로부터 임명받는 벼슬이 아니라 민초들의 투표에 의해서 얻게 되는 벼슬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투표로 뽑는 정치인이라는 자리는 조선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벼슬인 것이다. 장관은 판서에 비유하고, 검찰은 의금부, 비서실장은 도승지 같은 직책에 비유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만큼은 조선조의 벼슬과 비교 대상이 없다는 난점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고심한 끝에 딱 하나 비교급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무당(巫堂)이라고 하고 싶다. 무당과 정치인은 같은 과(科)에 속하는 것이다.
두 직업 모두 사람들의 맺힌 부분을 풀어주는 역할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원망을 풀어주고 서로 상생의 도리를 모색하는 ‘해원상생(解寃相生)’이 그 본래 기능이라는 것이다.
무당은 씻김굿을 통해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한을 달래준다고 한다면, 정치인은 선거라는 ‘굿판’을 통해서 민중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는 예를 들은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의 선거는 무당의 현대판 굿판에 해당한다고 하고 싶은 것이다.
옛말에 흔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다”는 속담처럼, 선거는 하나의 축제라는 생각이다. 떡도 먹고 평소 못할 소리도 이때는 다 할 수 있는 것이 ‘굿판과 선거판’인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무당이 신과 인간 사이를 중재하는 브로커라면, 정치인은 민심을 천심에 전달하는 매개자이기 때문이다. 무(巫)라는 한자를 보면 우선 공(工)자가 땅과 하늘을 연결한다는 의미가 있고, 여기에 사람 인(人)이 두 개 붙으면 무(巫)자가 되는 것이다. 전달자 내지는 중재자라는 뜻 아닌가? 하면서 이해를 하면 된다.
그런데 무당이 본래의 중재기능을 소홀히 하고 잿밥에 욕심을 부리면 작두를 타다가 그 시퍼런 칼날에 발바닥을 베일 수도 있다. 정신일도(精神一到)가 되어야만 온전하게 작두를 탈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치인도 본래의 중재임무에 충실하지 않고 샛길로 빠져서 충청도 모 군수 모양 잿밥에 욕심을 내면 감옥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무당이 ‘작두 위를 걸어가는 직업’이라면,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을 걸어가는 직업’에 비유할 수 있다는 원리인 것이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무당(巫堂)도 당(堂)을 끼고 있다는 것이 또 공통점이다. 정치인도 당(黨)에 적을 두는 것과 같이 말이다. 양쪽 모두 ‘당(堂 과 黨)’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인들의 당(黨)에 실망하면, 무당의 당(堂)으로 갈 수 있다는 것도 공통된 것이다.
“이당 저당 믿지 말고 무당이나 믿어보세“라는 조크가 바로 그 말인 것이다. 이번 선거에도 공천에 예비후보로 줄줄이 신청을 해놓았다가 공천에서 탈락 하면 눈치도 없이 ‘무당파(無黨派)’가 떠나가는 것이 우리나라의 일부 정치꾼인 것이다. 이제 이런 정치꾼들은 ‘굿판’에서 퇴출해야 된다는 여론이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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