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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5월, 미래세대에게 행복감 높여주자

  • 입력 2010.05.03 00:16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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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들을 슬프게 했던 4월. 천안호의 우리 젊은 병사들 46인과 금양호 선원 8명을 저 하늘나라로 보낸 슬픔은 영원히 우리가슴에 남겨질 것이다.
이제 청소년의 달 푸른 5월을 맞았다. 사방에서 ‘5월은 청소년의 달, 우리들 세상’이란 노랫말이 울려 퍼진다. 그 어느 해와 마찬가지로 어린이 안전과 권리 박람회 등 행사도 요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놀이동산은 아이들과 그들의 손을 잡은 부모들로 넘쳐날 것이다.
그런데 부끄러운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리고 미안하다. 어른들이 공모해 364일 아이들을 괴롭힌 후 하루 생색으로 때우려는 것 같아서 말이다. 공부에의 중압감, 경쟁 위주의 메마른 학교생활, 가정과 사회의 무관심 등 어디에도 쉽게 마음 붙일 곳 없는 우리 미래 세대들은 그래서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학교보건진흥원의 조사에선 서울시내 초·중·고생의 25.7%가 특정 공포증, 강박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니 금년엔들 안 그럴 리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지금 변하지 않는 교육 정책으로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보라!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8만 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는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46.4%로 35.1%인 성인을 훨씬 웃돌고 있음을 확인했다.
20명 가운데 1명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해마다 그 가운데 200여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함을 통계청 조사로 알 수 있다.
무엇이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정신질환자로 만들고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것일까? 답은 자명하지만, 굳이 확인해 보고 싶다면 ‘아동 및 청소년의 건강수준 및 보건의식 행태’에 대한 200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보자.
12~18살 청소년에게 스트레스의 원인을 묻자 67%가 학업 문제를 든다. 진로(13.8%), 가정(6%), 친구(5.8%) 문제는 그 다음이다. 초·중등교육을 서열화 된 대학의 위 칸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의 장으로 만든 결과다.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아이들을 묶어놓는 우리 학교를 보고 “이건 야만이야. 집단수용소지, 학교가 아니야”라고 개탄한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말이 귀에 쟁쟁한데도 교육정책은 큰 변화가 없고 온통 부조리만 커지고 있는 것이 우리교육계의 현실이다.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 우리는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절규가 중·고등학교를 넘어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에서까지 나올 지경이다.
이것이 인도주의에 대한 범죄가 아니고 무엇인가?
아이들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외치는 국가에 의해, 그리고 계층 재생산이나 계층 상승에 목을 매는 부모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학교와 학원이란 감옥에 갇혀 원하지도 않는 공부를 강요당하는 일이 유엔이 금지한 강제노동과 뭐가 다른가?
특히 어린이·청소년들의 행복감이 낮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어둡기만 한 것이다. 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나라의 미래도 밝고 건강해진다. 미래세대의 정신건강을 지켜주고 행복감을 높여주는 일은 그래서 시급하고 중차대하다는 것이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 모두가 발 벗고 나서 고민하고 노력해야 푸른 5월이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달로 정착될 것이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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