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광화문의 모습을 바라보며

  • 입력 2014.09.23 16:05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 맑은 지난 추석을 앞둔 주말 집사람과 같이 모처럼 이것저것 추석에 쓰게 될 물건을 사려고 서울 나들이를 갔다. 따가운 가을 날씨가 제법 무더운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수 십여 명이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최근 TV이를 통해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한다는 얘기는 보았다. 이들은 한 케이블방송 설치와 보수·철거를 담당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해고를 당한 뒤 두 달 넘게 거리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광화문을 지나 시청 쪽으로 가니 수십 개의 천막이 인도를 메우고 있었다. 추석맞이 특산물 장터라고 한다. 인도까지 들어서 걷기에 불편했지만 우리의 고유 명절을 맞아 여러 가지의 물건을 구매 했다.
시청앞 서울 잔디 광장의 더욱 혼잡하기만 했다. 한쪽엔 천막 장터가, 다른 쪽엔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있었다. 분향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 명절 밑이라 그런가 하고 직원에게 물었더니 “요즘은 발길이 뜸한 편”이라고 했다. 광장 한가운데는 깃대에 묶여 비에 적고하여 엉켜 바람에 흔들리는 노란 리본들이 눈에 들어 왔다. 본인도 월남전에 맹호부대로 베트남 전쟁에 참여 했었다. 그들의 슬품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 약관에 의한 교통사고와 같이 해상 사고도 보험 약관에 의해 예약 후 승선을 하였을 것으로 믿는다. 사고가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나고 있으나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아 안타가운 마음이다. 
그리고 시 청사 주변은 1인 시위 팻말이 우후죽순으로 널려 있어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내용은 여러가지로 철거용역업체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민원과 조립가옥을 철거당하며 장애인의 점유권을 빼앗겼다는 민원 등 팻말이 시청 입구 앞을 차지하고 있었다.
청사 주변에는 제조업체 노조원들이 붙인 사측 비난 대형 플래카드가 길가에 걸려 있고, 바로 앞에는 시위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 몇 명이 서 있었다.
시청을 지나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으로 들어서니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키라’는 J 당의 대형 플래카드가 보였다. 바로 옆 동아일보사 앞에는 ‘세월호법 반대’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는 보수단체 천막이 있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나타나는 앞잡이들이 판치는 서울의 모습이 불쾌하기만 했다.  
청계천을 둘러 지하철을 타려고 이동 하던 중 광화문 거리에 부쳐 놓은 사진과 플래카드, 벽보들을 살피며 세종대왕상을 향해 천천히 가로질러 가자 웬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가 “빨리 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불쾌 했지만 못 들은 척 하며 빠져 나왔다.
광장 건너 교보빌딩 앞에는 경찰차들이 방벽처럼 길게 서 있었다. 대로 곳곳마다 의경들과 경찰차가 진을 치고 있은 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부터 라고 어느 시민들이 말을 나누며 지겹다고 한다. 어느덧 익숙한 풍경이 돼 별 생각 없이 살다가 새삼 광화문 주변을 둘러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고양시에서 살면서 광화문의 새로운 모습을 보려고 큰마음을 갖고 찾은 곳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이 각종 시위와 플래카드로 덮여 있는 모습을 외국인들은 어떻게 느낄까.”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복잡한 광화문 광장에서는 많은 중국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스마트폰으로 광화문 곳곳을 열심히 담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후 6시쯤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나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아프다’라는 새삼스러운 자각부터, 왜 우리는 갈등을 이런 식으로 길거리에서 풀어야 하나, 정치와 국회는 뭘 하고 있나하는 생각을 하며 차라리 외국인들 눈에 띄지 않는 특정 지역을 따로 정해 불만을 표출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 초순 박원순 시장은 시정(市政)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도심 보행환경 개선과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달성 등의 청사진을 설명한 기억이 난다. 그러나 수도 서울의 관문인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지는 천막 농성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서울의 품격을 올리겠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접는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