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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 해체를 생각하면서

  • 입력 2014.09.19 09:09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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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이 이끌어 오던 국내 야구 최초의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가 3년여 만에 아픔을 안고 해체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야구의 신이라 불리던 김성근 감독이 이끌어 오던 고양 원더스 선수 25명 앞에서 김감독은 “정말 미안하다. 너희들에게 더 이상 기회를 줄 수가 없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안타갑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해단식을 가졌다.
고양 원더스(GOYANG Wonders)는 지난 2011년 9월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있는 야구회관에서 고양시와 함께 창단을 선언했을 때, 그리고 11월에 선수 출신 및 일반인들까지를 대상으로 선수 공개 트라이아웃을 실시하고 12월12일 일산 킨텍스에서 KBO 구본능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창단식을 갖고 힘찬 출발을 다짐했다.
이번 고양 원더스 구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원더스가 ‘열정에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22명의 선수를 KBO 소속 프로 선수로 진출시키기도 했으며 이런 의미와 성과에도 불구하고 3년간 구단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확인 하면서 아쉽지만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2014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 말았다.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고양 원더스는 KBO가 먼저 제의해 창단했으나 KBO를 포함해 한국프로야구 구단들의 대표자로 구성된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와 운영 방향에 맞지 않아 결국 해체의 길을 걷게 됐다는 사실이 아쉬운 것이다.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한국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3년 만에 좌초하는 것을 한국 프로야구계가 방관만 하고 있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고양 원더스가 창단되어 3년여 동안 거둔 96승과 25무 61패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기고 해체를 선언한 것은 많은 야구인을 비롯해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고양 원더스의 해체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이 구단이 창단 후 3년간 거둔 빼어난 성적 때문은 물론 아니다.
고양 원더스는 매년 3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으며, 아무런 대가 없이 선수 23명을 키워 프로구단에 보낸 허민 구단주의 선행이 더욱 아쉬운 것이다.
고양 원더스가 문을 닫게 되면 어느 프로야구 구단도 품지 않으려는 선수들에게 재기와 부활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빼앗는 게 아닌 가라는 우려 때문인 것이다.
프로구단들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했거나 구단이 방출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공간은 원더스가 유일하게 이어온 것이다. 물론 원더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기존 9개 프로구단이 좀 더 포용력을 발휘하고 도움을 주었다면 오늘의 해단은 없었을 것이 아쉬운 일이다.
이제 우리는 고양의 원더스의 해체를 빌미로 삼아 국내에도 독립리그가 생존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그동안 원더스를 위해 힘을 주었던 하송 구단주와 같은 독지가가 계속 나와 100억 원이나 되는 돈을 쏟아 붓는 일은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게 되고 말았다.
이제 야구계의 발전과 선수들 발굴에 기존 프로구단과 독립리그에 소속된 구단들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제10 구단인 KT가 오는 2015년까지 1군 진입을 조건으로 여러 개의 독립구단 창설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될 것이며 앞으로 고양 원더스와 같은 야구계의 꿈을 저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고양 원더스를 이끌던 하송 구단주와 김성근 감독과 선수들에게 100만 고양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격려와 그리고 “화이팅”을 보낸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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