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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랑스러운 ‘작은거인, 철녀’ 오은선

  • 입력 2010.04.29 01:46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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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작은 거인’, 키 1m54cm의 ‘철녀’(鐵女) 오은선(44·블랙야크)대장이 지난 27일 저녁 6시 16분(우리나라 시간) 안나푸르나 8091m 정상에 세계 여성 산악인으로는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봉을 모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간 한국인 원정대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안나푸르나를 기어이 발밑에 두는 기쁨을 만끽했다. 정상을 몇 십m 앞에 두고서 한 발자국 옮겨놓고 10분 쉬고, 다시 한 발자국 내딛는 데 10분. 오은선은 여성 산악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의 8000m를 넘는 14좌(座) 완등(完登)을 이뤄냈다.
오은선은 어릴 때부터 산에 끌렸다고 한다. 오은선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도봉산에 올랐다가 인수봉을 타는 사람들을 보고 산에 빠져들었다. 11세 소녀의 눈엔 웅장한 거벽이었고 언젠가 오르고픈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후 수원대 1학년 때 산악부에 들어가 2학년 때 인수봉을 찾았다. 처음에는 그저 텐트만 지켰다고 한다. 인수봉은 다시 그를 불렀고 오은선은 바위를 오르기 시작한 것이 오늘을 있게 한 것이라고 한다.
오은선은 수원대 졸업 후에도 주말이면 산을 찾았고, 그는 좋아하는 산에 가기 위해 평일에는 더욱 열심히 일해 왔다고 회고 한다. 직업은 컴퓨터 학원 강사, 학습지 교사 등 다양한 일을 했고 음식점을 직접 꾸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스스로 밥벌이를 하면서 산에 간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대학 산악부 시절부터 본격적인 산악인의 길을 걸었다. 2004년엔 한 해 동안 에베레스트 등 5개 대륙 최고봉을 연거푸 오르는 초(超)스피드로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성공했다고 한다.
오은선은 이날  안나푸르나에 오르는 길은 해발 7200m 캠프4를 출발한 지 13시간 15분 내내 사투(死鬪)의 연속이었다. 산소 부족에 따른 호흡 곤란과 고소증(高所症), 추위와 졸음에 맞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고 했다고 한다.
8000m 고지에선 산소가 평지의 30%밖에 안 된다고 한다. 지난 2006년 12월 한국 여성 최초로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그는 이듬해 7월 K2(8611m)도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 올랐다. 그는 K2 등정을 마치고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5월 무산소로 마칼루(8463m) 정상을 밟았다.
그는 “마칼루 등정이 큰 전환점이었으며. 그 전까지 무산소로 오른 산은 8100m 내외였는데 8400m 이상 고봉을 무산소로 오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그때부터 그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해 4개, 2009년 4개의 히말라야 고봉을 오르며 단숨에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의 선두주자가 됐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은 남자 산악인도 19명만 성공한 대기록이다. 좌절과 난관도 잇따랐다. K2(8611m)에서 50m 절벽 아래로 추락하다 겨우 목숨을 건졌고, 14좌 경쟁을 벌이던 후배 고미영이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바트에서 추락사한 뒤에는 등반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뚜벅뚜벅 포기하지 않는 그녀를 두고 산악인들은 “독한 오은선”이라고 했다고 할 정도로 산에 대한 애착심이 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은선에게 안나푸르나는 가장 두려운 산이었다.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도 4명의 동료를 잃었고 스스로는 다리가 부러져 죽음의 문턱까지 넘나들며 5차례 만에 성공했던 산이다.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첫 한국 여성 산악인 지현옥도 안나푸르나에서 비운(悲運)에 스러져갔다.
오은선의 안나푸르나 정복과 14좌 완등은 한국 산악인의 기개, 한국 여성의 용기와 끈기와 체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국민도 마음속으로 오은선과 마지막 한걸음 한걸음을 함께 내딛으며 행복감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며 바라보며 TV를 지켜 보았다.
한국 ‘여성의 작은 거인’ 155cm의 오은선은 지금 누구보다 크게 보이며, 그의 얼굴도 주름살보다는 한국의 아름다운 여성으로 다시 보고 싶을 뿐이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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