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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에 집착 말아야 한다

  • 입력 2010.04.28 00:51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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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결과 보다는 멋진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마추어 운동선수들의 기본’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학적과 관계없이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고전(고연전) 경기에 이기기 위해 심판들에게 상습적으로 ‘잘 봐달라’며 뇌물을 뿌린 고려대 축구부 감독 김모씨는 끝내 배임수재·업무상 횡령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의 행각은 희대의 사기한을 방불했다. 명문대 축구 감독으로는 상상조차 힘든 교묘한 수법으로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왔다.
시합에 출전할수 있도록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청탁이 있으면 의례껏 현금을 받아 챙겼다. 심지어 장학생이 아닌 축구부원의 등록금을 지원한다며 학부모들로부터 5000만원을 각출해 이돈을 대부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김씨는 고려대 축구선수들이 승리하기 위해 심판을 매수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학부모들에게 노골적으로 요구해 이중 일부를 유용하기도 했다.
이는 최선을 다하는 경기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비뚤어진 승부욕과 이를 자신의 향락의 도구로 활용한 감독의 합작품이라 할수 있다.
이번 사건의 총체적 원인과 책임은 김씨에게 있지만 자녀들의 출전여부의 선택권을 지닌 감독에게 금품을 건네는 방법으로 자녀를 출전시키고자 한 학부모 역시 공범에 다름 아니다.
견물생심이라고 학부모들이 한푼 두푼 건넨 돈의 묘미에 빠진 감독은 그것이 습관화됐고 결국 불로소득으로 생긴 검은돈의 용처는 건전할 수 없다.
김씨가 한 학부모로부터 무려 16차례나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바로 김씨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검은돈의 용처는 유흥비이다. 왜냐하면 노력의 대가가 아닌 거저 생긴돈이니 건전하고 보람있는 일에 쓰여질 리가 없는 것이다.
김씨의 사례에서 보듯 자신의 자녀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학부모들의 꼴불견도 자제돼야 한다.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스포츠 선수다움과 그러한 자녀를 자랑스럽게 챙길 수 있는 의젓한 학부모, 황금을 돌같이 여기는 진정한 체육 지도자와 심판들이 득세하는 체육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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