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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술 명품 막걸리가 우리 품으로

  • 입력 2010.04.28 00:50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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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들어 급속히 우리 고유의 ‘한국인의 술 막걸리’가 우리들의 품으로 되돌아오고 있어 다행스럽다는 여론이다.
지난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주변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던 막걸리는 ‘소주’와 ‘맥주’에 밀려 종적을 찾기가 힘들어 왔다. 산업화 시대에는 소주와 맥주에 밀리고 탈산업화 시대에는 와인에 밀리던 막걸리가 디지털시대와 더불어 한국인의 맛으로 새롭게 부상한 것은 무슨 이유 일까?
농경시대의 한국인들은 막걸리를 통해 풍요를 느꼈고 막걸리를 통해 민심을 알았다. 그런데 한국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한류 열풍이 동남아로, 세계로 뻗어나갔고 이로 인해 막걸리의 우수성은 오히려 밖에서 안으로 되돌아와 우리 자신을 돌이켜 보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인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것은 그 맛에 대한 예민한 감별과 제품의 표준화가 수백 년의 역사를 통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처럼,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막걸리는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막걸리 제조업자들이 해야 할 일은 제품의 표준화를 통해 세계적인 명품 막걸리를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막걸리의 장점은 발효식품이라는 것인데 막걸리의 약점은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 보존 기간이 짧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그 맛을 오래 보존할 것인가,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기호에 호응하는 다양한 맛을 어떻게 심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들일 것이다.
막걸리의 재탄생과 더불어 한국음식문화의 세계화 문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불고기나 김치 이상의 인기 식품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놓아야 하는데 그 중의 대표적인 식품이 김치와 하나는 막걸리이다.
발효식품에 있어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음식문화를 고려할 때 우리는 충분히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김치, 고추장, 된장 등 여러 종류의 발효 식품들이 그러한 것처럼 한국음식이 가진 고유한 장점을 살린다면 뛰어난 대외경쟁력을 가진 웰빙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막걸리를 서민 대중들이 즐기는 저가 발효 술에 그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최고 명품 막걸리를 어떤 그릇에 담아 즐기느냐 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일본에 건너가 국보가 되었다는 막사발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막사발과 막걸리는 이름도 유사하지만 서로 통하는 풋풋한 인간적 정서가 있다. 최고의 막걸리에 명품 막사발을 결합시킨다면 막걸리의 재탄생은 세계가 축복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최근 햅쌀로 담은 막걸리 누보가 탄생해 세계적인 상표 보졸레 누보의 인기를 앞섰다는 보도도 있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의 저가 경쟁에 불과하지만 잉여의 쌀로 농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인가 아니면 새로 탄생한 막걸리의 명품을 만들어 새로운 식품산업의 탈출구를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은 눈앞에 닥친 국가적 과제이다.
이제 당리당략의 정치적 쟁론을 넘어서서 국민적 힘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명품 막걸리를 탄생시켜야 한다. 그래서 엊그제는 고양시에서 선인장과 막걸리가 만나는 협약식을 갖고 새 품질의 막걸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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