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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응원단 파견, 대화의 장돼야

  • 입력 2014.07.09 16:14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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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남녀 축구단을 보내겠다고 보도한데 이어 엊그제는 응원단을 보낸다고 해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인천시와 대회조직위원회의 참가 설득에 침묵하던 북한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국 중 마지막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건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엊그제 북측이 선수단 파견에 이어 응원단 파견 의사를 ‘정부 성명’을 통해 밝혔고, 우리 정부가 이를 즉각 수용하면서 9년 만에 우리 땅에서 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합의 무대가 펼쳐질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남. 북이 스포츠를 매개로 한 소통은 분명 남북 간 화해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남한에 응원단을 보내는 것은 처음은 물론 아니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280명을 보냈으며,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300여명,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는 100명을 보낸 적이 있다. ‘미녀 응원단’이라는 이름까지 붙었으니 말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도 응원단원으로 인천을 다녀갔다.
문제는 진정성이란 것이다.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북핵이 통일과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아니며 민족의 평화번영을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드레스덴 구상을 “제도통일, 흡수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국군의 스파이크미사일 기지를 타격 목표로 한 군사훈련을 했다. 군부대를 시찰한 김 제1위원장은 “원수들을 해상에서 모조리 수장해버려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이 이중적이다. 화전양면 전술로 남남갈등을 노리고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만 11차례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례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자행하며 무력시위를 일삼아 온 북한이라는 점에서 느닷없는 응원단 파견을 흔쾌히 환영할 수만은 없는 것이라는 여론도 있으나 그러나 자주 만나면 대화의 물고가 터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환영하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정부성명을 통해 응원단 파견과 별개로 북 핵 공조 중단과 5·24조치 해제, 6·15공동선언 및 10·4선언 즉각 이행 등을 우리 정부에 촉구한 것도 이 같은 평화공세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목도했듯 지금 동북아 정세는 미·중·일 3각 대립이 몰고 온 거센 파도로 요동치고 있다. 자신들을 제쳐 두고 한국부터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를 직시한다면 북은 이제 중국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대남 화해 제스처가 아니라 진정으로 남북 화해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무턱대고 5·24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5·24조치 해제를 위한 조건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남북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려 군사대결 노선을 고집해서 될 일이 아니다. 북한이 손을 내밀면 국제사회는 언제든 잡아줄 준비가 돼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을 더 포용적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 드레스덴 구상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남북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파견이 남북관계 개선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여지가 없는지 세밀히 살펴야 한다. 북한의 변화를 기다려 남북 관계를 새로 구축하는 것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전략일 수 있을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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