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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회 연설을 보고...

  • 입력 2013.11.19 17:13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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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모처럼 방청석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시정(施政)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한 성장 전략과 복지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시정연설을 보고 필자는 국회의원들부터 쇄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만은 아니었으며 방청석에 앉아있는 거의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국회의 모습을 못 마땅해 하였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위해 지난 나흘 동안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국회 연설문을 직접 고쳐 쓰고 내용을 다듬어 왔다고 한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이 연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통령 연설에 대한 국민의 관심 역시 다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상당부분을 취임식에서 밝힌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의 이행 노력과 방향에 할애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2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1%대로 올라가고 지난 10월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에 대해 “겨우 불씨를 살렸을 뿐”이라며 이제 우리는 “이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정에 대한 상황 인식과 해결 방안은 적절해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의 생산적 협력관계’를 요청하면서 국회의 결정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몇 번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면 이를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여야에 대화와 합의를 촉구하고 국회가 결정한 것은 믿고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매년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그리고 박대통령은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되어감에도 그 후유증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감안할 때 올바른 접근이라는 여론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정부와 국회, 여(與)와 야(野)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한 대로 정치권이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우리나라의 국회는 정말 쇄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야당의원들은 박수를 한 번도 보내지 않는 것은 물론 대통령이 자리를 옮길 때 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하자 자리에 앉아서 손을 내미는 의원도 있으니 이 사람 정말 나라 살림을 하는 국회의원인지 걱정스럽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지금 민주당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特檢) 도입,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준안과 내년 예산안 처리 연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비해 야당은 박 대통령을 여권의 책임자로 보고 박 대통령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인식의 간극이 조정되지 않으면 생산적 정치는 불가능하다는 여론이다. 박 대통령이 정치권과의 소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야당은 대선 연장전과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대선이 끝난 지 11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야는 아직까지 이 문제들을 붙들고 죽기 살기 식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도 여야 대치가 풀리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도 예산안을 정상 처리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야당 역시 국가적 현안을 내팽개치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세력으로 비치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은 뻔한 일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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