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진보 후보들이 승리한 4·5 재·보선, 여권은 완패 뜻 쇄신이 시급하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23.04.09 15:35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일 전국 9곳에서 실시된 재·보궐선거는 국민적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했지만, 개표 결과를 보면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여론이다. 우선,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後身)인 진보당 후보가 국회에 재 진입했다. 이상직 의원의 의원직 상실(선거법 위반)로 재선거가 치러진 전북 전주시 ,을. 선거구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고, 투표율(26.8%)이 저조한 이유는 전주시민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위헌 정당이 외양을 바꿔 지역구 의원을 배출했다는 사실은 여러 측면에서 경각심을 갖게 하는 큰 교훈이라 할 수 있다. 울산교육감으로는 진보 진영의 천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도 최덕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기초의원으로 선출됐다. 민심은 불통과 독주로 일관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매서운 경고를 보냈다는 의미로 되새겨야 한다. 같은 날 제주지검이 간첩단 혐의로 기소한 제주 한길회 조직원 3명 중 총책 강 모 씨가 통진당 출신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하면서 진보당은 오랜 와신상담 끝에 원내 교두보를 마련했다점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당은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는 여론이다. 강 당선인은 민주당이 이상직 전 의원 구속 후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전주 .을. 에서 39.07%를 얻어 친 민주당 무소속 후보들과 여당 후보를 눌렀다. 지난 2017년 2명의 현역 의원(김종훈· 윤종오)이 있는 민중당으로 출범해 2020년 현재 이름으로 바꾼 진보당으로서는 3년 만에 국회 입성의 꿈을 이뤘다는 쾌거를 얻은 것이다. 지난 2015년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이후 8년 만에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전기도 마련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조 간부 출신인 강 당선인이 선거에서 강조한 ‘진보적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그리고 노옥희 교육감 별세로 치러진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선 노 전 교육감 남편인 천 후보가 61.94%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총선·지방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우세했던 울산 표심이 여전히 교육감은 진보의 정책과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이와는 반대로, 국민의힘은 당대표 지역구가 있는 울산 선거에서 교육감은 진보 후보에게, 구의원 선거(남구 ,나.)는 민주당에 패배에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제대로 읽기 바란다. 특히 여권은 집권 1년도 안 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한 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전주,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은 8.0%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각각 15%대)의 반 토막 수준이었다는 점도 여당의 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가 보수 성향 후보를 지난 선거 때보다 더 큰 표차로 꺾고 당선됐다. 야당과의 협치를 외면한 독선적 행태, 잦은 정책 혼선과 인사 난맥상, 아직까지도 이어지는 ‘전 정부 탓’ 아집과 독선 등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여 야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향배를 가늠할 풍향계 격인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여권에 옐로카드를 던진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민심 대신 ‘윤심’을 우선하며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해 온 여당에 대한 국민의 경고로 볼 수 있는 큰 대목이다. 여당의 이번 선거는 3·8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김기현 대표 지휘 하에 치러진 첫 선거로서 막중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의 지역구와 인접한 울산 남구 구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울산 교육감 선거 역시 진보 성향의 천창수 후보가 보수 단일후보에게 압승했다. 김 대표와 국민의힘엔 특히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치러진 4·5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하이라이트인 전주,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윤석열 후보(15%대)의 절반 수준인 8%대에 그쳐 꼴찌에 가까운 성적(6명 중 5등)을 냈다는 것도 다음 총선을 대비해 새로운 각오로 대처해야할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 새 지도부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여당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채 잡음만 무성했던 국민의힘 상황을 돌아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은 이번 패배를 교훈으로 삼아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실 눈치만 보는 거수기식 행태에서 벗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정책 기조를 바꾸고, 야당과 협치를 복원해 경제 회생과 국민 통합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라는 것도 들어주기 바란다. ‘천하용인’ 등 다른 목소리를 내 온 신진 세력도 포용해 당 대표의 대국민 약속인 ‘연포탕’을 실현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독주를 이어간다면 내년 총선에서는 더욱 매서운 회초리를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대선 전 적극 추진했던 ‘호남 껴안기’ 대신 전통 지지층 결집에만 힘쓰는 모습을 보인 것도 재·보선 쓴잔의 원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여론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