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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9.28 15:2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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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비롯해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등을 통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 정부의 비전과 정책노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물론 뉴욕 방문의 핵심 일정은 24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한 것은 북 핵 협상 25년 사상 처음 내놓은 제안이다. 영변 핵시설은 흑연감속로, 연료봉 재처리시설, 고농축 우라늄 시설 등이 밀집한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로, 이 시설들을 영구 폐기하는 것은 북한 핵능력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의 플러스알파 조치를 취할 용의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서울 귀환 후 대국민보고에서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들도 있다며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회담을 하면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의 비핵화 의지라면 미국이 종전선언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하면서 조속한 북·미 협상 재개 방침을 밝혔지만 북한의 상응조치 요구에 대해서는 비핵화가 먼저라는 태도를 풀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 신고가 이뤄져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종전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남.북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간절한 어조로 강조했다. 70년 전 유엔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했고, 6·25전쟁 때는 유엔군을 파견해 북한 침략에 맞섰으며, 지금도 유엔군이 정전협정 집행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지난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고,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면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드라이브는, 그 전제부터 잘못됐거나 안보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측면이 있다는 여론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대북(對北) 제재에 대해서는 북한이 속일 경우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반면,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와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 등에 대해서는 불가역적이라고 평가 하기도 했다. 실상은 정반대다. 종전선언 문제는,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종전선언을 해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고 밝힌 그대로다. 정치적 선언인 것은 맞지만, 주요국 정상들의 합의는 그 자체로 강제성을 갖는다. 미 당국자들도 비공식 석상에서 다시 선전포고를 하지 않으면 종전선언을 번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제재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제재에 구멍을 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대북 제재를 강화하려고 하면 안전보장이사회 거부권을 가진 이들 나라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려는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문서가 아닌 말로 전달하는 사실관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고 한다.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sing praises) 사실상의 대변인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에 김정은의 선의(善意)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여론이 빗6발치고 있는 것은 다시 한 번 신중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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