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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안보도 지도력도 불안하다

  • 입력 2010.11.30 00:34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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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지도자는 급작스런 위기에 조치하는 모습에서 빛난다고 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지도자는 시민들 사이에 불안과 불신을 안겨주고 마는 것이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때도 그랬지만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지도력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어 우리의 안보에 무력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네티즌들은 슬픔과 불안 그리고 울화와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의 댓글을 쏟아대며 아우성이다.
지금 국민들은 전쟁 직전의 안보위기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로서 냉정하고도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시민들과 공감대를 넓히며 대처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지도력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불안과 공포, 분노와 복수심, 평화에 대한 갈망으로 뒤섞인 복잡한 시민들의 감정과 관심사를 아우르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가 지금으로서는 현 정부와 이 대통령이 그런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평도 사건 직후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사항이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가 이를 “단호히 대응하라,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정정발표를 하는 등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다시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했지,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스스로 말을 어물쩡 바꾸면서 “추가 도발 때는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하는 등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렇게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바뀌는 바람에 “대통령이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국회에서 답변했던 김태영 국방장관도 나중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서 오락가락해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탄스럽기만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 국방장관, 청와대를 상대로 누구 말이 맞는지 국정조사라도 해야 할 판인데 국회의원들은 이런 데는 관심이 무기력 한가 보다. 이제는 대통령이 어떻게 말했다는 것인지 청와대가 아무리 해명해도 국민들은 믿기 힘들게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시민들이 대통령이 이끄는 방향에 대해 굳게 신뢰하고 잘 따라갈지 걱정이다.
위기 시에 지도자는 상대에 대해서 뿐 아니라 시민들에 대해서도 일관된 신호를 보내고,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이 이쪽으로 가자고 해도, 저쪽으로 가자고 해도 논란에 휩싸이고, 결국 지도력에 손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마땅히 단호한 대응을 하되 전면전 촉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대응방향을 수정하는 듯 한 태도는 자신감을 결여한 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한 모습은 결코 위기를 맞은 지도자의 올바른 처신이라고 볼 수 없었다는 지적인 것이다. 그런 문제로 인해 확전 불사냐, 아니냐 하는 비현실적이고 소모적인 논쟁도 유발되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좌초라고 했다가, 조사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시점에 북한 소행을 암시하고는 조사 발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아 오기도 했다. 그런 식이었으니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지도자는 위기관리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의 안보위기와 두 번의 지도력 위기가 됐다는 여론이다. 국민들이 어떻게 우리나라의 안보를 신뢰하고 따를 수 있겠는가?
지금 국민들은 우리의 대북관과 안보관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청와대는 반성하기 바란다.

홍성봉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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