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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 입력 2010.11.26 00:57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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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중국 태도는 실망스럽기 만하다. 북한을 감싸기만 해서는 한반도의 평화도, 한중 양국 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23일 ‘북한이 먼저 포격을 감행했고, 한국이 대응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가, 24일 대부분의 중국 관영(官營) 언론들은 ‘남북한 서부해역서 교전(交戰) 발생’ ‘남북한 상호포격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다.
미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을 포함해 지구촌이 북의 도발을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은 군인·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한 북의 이번 만행에 대해 후견국의 위치가 아닌, 인류 보편성의 기준으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러시아 외무장관도 “남한의 섬에 대한 포격을 주도한 측은 분명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북측을 비난했다. 그러나 중국만 유독 오불관언이다. 외교부 대변인이 “각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 한반도 평화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질 회피적 레토릭을 되뇌었을 뿐이다.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라던 과거 원자바오 총리의 언급이 무색할 정도다. 러시아에서는 보이는데 중국에선 연평도가 보이지 않는가. 눈이 나쁜 게 아니라 지역 대국(大國)으로서 책임의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중국은 북한의 도발에 관한 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 적이 드물다. 6자회담에선 북핵 개발에 반대한다면서도 대북 제재 국면에서는 늘 북한에 뒷문을 열어주곤 했다. 그랬기에 북측이 플루토늄탄에 이어 우라늄핵폭탄까지 개발하려는 시간벌기로 악용한 게 아닌가.
천안함 폭침도 국제 공동조사로 북한의 소행임이 드러났는데도 중국이 앞장서 김을 빼는 바람에 대북 제재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러나 민간인까지 표적으로 삼는 이번 연평도 공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 결과는 무참했다.
이번 도발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 유엔 안보리 회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이 상임이사국으로서 선택의 순간도 다가오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국경을 맞댄 이웃과의 우호관계 유지 차원을 넘어 북의 호전성까지 감싸는 것이 한반도 안정에도, 장기적으로 중국의 국익에도 해롭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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