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庚寅年 새해를 맞으며

  • 입력 2010.01.04 01:17
  • 기자명 편집국장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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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 (庚寅年) 새해가 밝았다. 우리나라의 절기 중 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랑이 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백호(白虎)는 청룡(靑龍), 주작(鳳凰), 거북이(龜)와 함께 하늘의 4신 중 하나로 꼽히는 원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예부터 역술인들에 따르면 백(白)호랑이해는 황금돼지해 못지않은 길년이라고 한다. 남성은 무관 공직, 여성은 의사 약사가 많다는 역술인  들의 분석이다. 수년째 우리나라의 저 출산을 극복하는 한 해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원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늘 그랬듯이 해가 바뀌면 국가든, 회사든, 개인이든 원년이란 말로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백 호랑이해를 맞은 올 세밑은 유난히 원년이 많다. 가히 원년의 홍수가 되었으면 한다.
“신년을 대한민국 고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자” 이명박 대통령이 선창(先唱)했듯이 정부 부처들도 금년 업무보고에서 원년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과학부는 사교육비 절감 원년, 한국형 우주발사체 독자 개발 원년을 선포했다. 외교통상부는 공적개발원조(ODA) 선진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으며 지식경제부는 원전플랜트 수출 원년을 목표로 세웠고 노동부는 노사문화 선진화의 원년, 법무부는 선진 노사관계와 시위문화 정착의 원년, 기획재정부는 세계 경제중심 원년이란 포부다. 중소 기업청은 중소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하는 등 금년 업무보고들은 남다른 꿈과 일찬 포부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들도 원년의 의지는 다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원년, LG이노텍은 글로벌 기업 도약 원년을 선언했다. 집 없는 이는 새 집을 사고 싶고, 흡연자는 금연을, 애주가는 절주를, 주부는 가계부 쓰기를, 여성은 다이어트를 다짐해 보는 원년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노총각 가수 신승훈은 연애 원년으로 삼고 꼭 결혼하겠다는 뉴스도 들려 좋은 일만 일어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모든 희망들이 자신과의 싸움이 아닌가 싶다.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는 의지력이 부족하면 의욕은 과욕이 되고, 일취월장을 꿈꾸는 새해 다짐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마련인 것이다.
문득 책을 읽어 얻은 생각이 난다. 중국 당나라의 선승 임제(臨濟)는 임제록에서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했다. 어느 곳에 있든 그 곳에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욕망을 나눔의 선행으로 바꾸자”를 신년 법어로 내렸다고 한다. 다들 주인 되는 마음으로 성공하고, 그 성공을 나누는 한 해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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