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낮엔 대학강사, 밤엔 간첩 ‘17년 이중생활’

  • 입력 2009.11.03 00:12
  • 기자명 편집국장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다가오면서 우리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걱정스럽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수명의 공무원들이 전국 각 부처에서 수십억 원이라는 큰돈을 횡령 하는 등 어수선 하더니 이제는 최전방의 철책이 뚫리는 등 군기가 엉망인 것이다.
그리고 더욱 끔직스러운 일은 최근 수원지검 공안부가 엊그제 간첩 혐의로 기소한 경기도 모 대학 강사 이씨 사건은 우리의 대공 방첩 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간첩이 국군 정훈장교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모 정당원 등으로 암약하면서 군부대를 돌며 안보 강연까지 해왔다니 우리 사회 안보의식이 이렇게까지 해이해졌는지 놀랍고 참담할 따름이다. 해외유학 시절 만난 북한 공작원에게 17년 동안 군사기밀 등 각종 정보를 넘기며 간첩행위를 해 온 현직 대학 강사 이 모씨를 구속했다고 엊그제 밝혀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상층부의 네트워크에 큰 구멍이 생긴 사실을 확인한 점에서 이번 사건이 주는 충격은 매우 큰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가 포섭된 ‘35호실’은 조선노동당 중앙위 조사부가 확대 개편된 조직으로 1983년 아웅산 폭파사건, 87년 KAL 858기 폭파사건, 2006년 국적 세탁 간첩 사건을 주도한 곳이라는 것이다. 공작금으로 인도 대학 학부와 국내 석·박사과정을 마친 이 씨는 미군비행장 및 해병대사령부 등 군 관련 자료 507종 5.957쪽 분량과 미국 대사관 등 국가 중요시설 GPS 좌표 값 34개를 탐지해 북한 공작원에게 이미 전달했다는 것이다. 모 국회의원 사무실에서는 국가기밀자료인 주 외무관 명단을 몰래 가지고 나왔고, 정계 진출까지 노렸다고 하니 북한 대남 적화전략의 촉수에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MB정부의 관계당국은 뭐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과거 정권 10년 동안 국정원과 경찰의 공안 업무가 축소되면서 대공기관들의 간첩 검거 실적은 아주 초라해 지고 말았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지금 MB정권은 달라져야 한다. 동서독이 통일되기 직전, 서독에는 3만여 명의 동독 간첩이 암약했다고 하는 사실은 전 세계가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도 이에 못지않은 간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의 안보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 같은 사실을 관계당국의 분석이 촉구된다.
우리 사회 일각의 반미친북 사상의 망령을 걷어내는 데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교민이나 유학생에게 경각심을 주지시키는 것도 중요할 뿐이며. 당국은 대공 파트 보안 수사 인력을 늘리고 국민 안보의식을 높이는 데 힘써야 된다는 여론이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최전방 철책선의 무방비사태 해이해지는 공무원들의 자세를 늦기 전에 서둘러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간첩 사건이나 북의 사이버 테러는 북이 대남(對南) 적화통일이란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들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정부는 지난날 햇볕정책과 같은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했지만 북은 ‘외투를 벗기는커녕’ 남한 적화 야욕을 더욱 번득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은 지난번 김대중-김정일,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과 이들 두 대통령 시절의 햇볕정책으로 우리의 안보의식이 해이해진 점을 역이용하고 있음이 분명한 것이다. 이제 우리정부부터 대북 경각심에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것이다. 우리국민들도 북의 실체를 바로 알고 안보 의식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서울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