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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쪼개진 우리나라 세계인권의 날

  • 입력 2009.12.14 01:53
  • 기자명 백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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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이 세계인권의 날이다. 그런데 한국의 인권의 날은 둘로 쪼개져서 행사를 했다고 한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나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와 인권단체는 시상식과 행사를 따로 가졌다니 말이다. MB정부가 들어서면서 인권위가 독립성 훼손 논란에 휩싸이는 등 위상이 추락한 것이 큰 이유인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주최로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기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한국의 인권 후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인권위는 이날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 61주년’ 기념식을 했다.
행사에는 김평우 대한변협 회장·이철승 자유총연맹 총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정부 인사와 인권단체 대표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병철 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 인권위 위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음을 잘 안다”며 “독립된 국가기관이라는 원칙을 준수하고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면 국제사회로부터의 평가는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2009 대한민국 인권상’도 시상됐다고 한다.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유엔아동권리위원장)가 아동권리 보호에 힘쓴 공로로 대통령 표창인 국민훈장을 받았다. 인권위원장 표창은 1970년대 재일교포 김희로씨 석방을 위해 앞장섰던 이재현씨(당시 이발소 주인)와 김종철 국제가족한국총연합회 부회장, 현시웅 대구노숙인상담지원센터 소장이 수상했다. 처음 상을 받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비롯해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 등 5곳이 단체 표창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는 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세계인권선언 기념 2009 반인권의 옷을 벗기자’ 행사를 가졌다. 앞서 45개 인권단체들은 지난 10월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시킨 현 위원장은 인권상을 수여할 자격이 없다”며 인권 상 수상을 거부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과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61년이 지났지만 지금 대한민국에 인권은 없다”며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 인권위조차 흔들리고 있으니 암담하다”고 말했다.
특히 “인권상에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선정해 ‘북한인권 활동에 힘쓰라’는 대통령 주문에 충성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들은 모두 그동안 정부에서 수없이 늘어나는 사회단체들에게 정부의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회단체는 재정비해야 된다는 여론이다.

(정치외교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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