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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직 사퇴하라” 주민 원성 높아

  • 입력 2009.11.02 21:38
  • 기자명 길준용·이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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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총리가 지난달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충남 연기·공주의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전날 세종시 '수정 추진' 방침을 재확인하며, 이에 반대하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설득에 나서겠다고 한 정 총리가 이날은 충청 민심을 향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정 총리는 세종시 예정부지 인근인 충남 공주 출신이기도 하다.정 총리는 이날 오후 터 닦기 공사가 한창인 세종시 건설 현장 중심에 설치된 전망대에 도착, 정진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으로부터 공사 현황을 보고받고 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세종시 방문 일정은 전날 밤 정 총리가 "세종시에 못 갈 이유가 없다"며 결정해 이뤄졌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세종시에 와 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나라와 충청지역이 상생할수 있는 훌륭한 결과가 나올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종시는 2300만평의 광활한 땅에 금강이 흘러 기업이 입지하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만큼 자족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좋은 표현’을 사용했지만 결국은 행정부처 이전을 주로 한 기존계획은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부처(9부 2처 2청)가 이전하는 행정도시를 목표로 한 세종시 원안(原案)을 기업도시 모델로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그는 "몇몇 기업들이 (세종시로) 오겠다는 의향을 갖고 있다고 들었고 대학 연구소 여러 곳이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나에게 약속했다"며 자족기능 보완 방안이 어느 정도 구체화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시 예정지 주민들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역의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첫 방문부터 주민을 직접 설득하는 건 이르다는 판단"이라며 "하지만 정 총리의 세종시 방문 자체가 지역 민심 변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 이날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는 지역 주민 100여명이 나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버스 편으로 전망대 입구까지 이동한 정 총리 일행과 충돌은 없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정 총리가 탄 버스를 향해 삿대질하기도 했다.정 총리는 대신 동행한 기자들에게 "(세종시를 수정하면) 땅(대상부지)이 축소되거나 예산이 줄어든다는 소문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세종시는 한 평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예산도 오히려 늘릴 것"이라며 "주민들께서 조금만 참아주시면 세종시를 대대손손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이후 공주 광역상수도 출범식과 금강 4대강 사업 현장 방문에서도 "세종시와 충청 지역이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어 연기군청을 방문, 단식 중인 유한식 연기군수를 만났다. 유 군수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 방침에 반발해 지난 22일부터 군청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에 들어갔다.
정 총리는 유 군수의 건강을 걱정하며 "울산·포항·광양 모두 허허벌판에 비즈니스(기업)가 들어가 성공했다.  세종시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며 단식을 만류했다. 군청 주변에는 주민 400여명이 몰려 세종시 수정 방침 및 총리직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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