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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틀러 藥될까 毒될까?

지식경제부 신임장관 최중경 내정자 주목

  • 입력 2011.01.04 10:16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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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에서 ‘최틀러’로 비유될 정도로 추진력과 고집이 센 것으로 유명한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이 관가로 돌아왔다.
청와대는 해를 넘기기 전 마지막 날 개각을 단행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각 1순위’로 오르내린 지식경제부는 새로운 장관으로 최중경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맞이하게 됐다. 최 장관 내정자는 경기 화성 출생으로 1978년 행시 22회로 공직생활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과장,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역임하며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출신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제부흥개발은행 상임이사로 활동해 해외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주필리핀대사를 역임했다.
최 내정자는 현 정부 초기 정권인수위원회(경제1분과)에 참여해 이른바 ‘MB노믹스(이명박 경제학)’로 불리는 경제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라인’을 타는 최측근으로도 꼽힌다.

◇’최틀러’ 내각 입성, 지경부 업무방향타는…
최중경 지경부 장관 내정자는 개각 당일 향후 주요 정책목표로 ‘동반성장’과 ‘친서민’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 친서민을 중심으로 한 상생, 공정한 사회와 같은 주요 정책기조를 설정하고 여기에 주력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 산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기업과 스킨십이 많은 지경부가 사실상 지난 9월 대·중소기업 상생대책을 주도한 점에서 최경환 장관이 그려놓은 밑그림에 최중경 내정자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최 내정자는 “장관으로 취임하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확산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기업인과 국민들을 현장에서 계속 만나면서 생생한 목소리와 의견을 정부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반성장과 함께 신성장동력 육성과 자원·에너지협력 강화를 주요 역점업무로 꼽았다.
쉽게 말해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내 일찍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안정적인 자원공급을 바탕으로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데에 키포인트를 둔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원전, 전기차, 바이오·헬스 등의 산업과 함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종산업간 융복합을 추진 중인 지경부의 정책이 내년에는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 내정자가 지경부 장관에 취임하면 자원외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는 기획재정부 시절 국제금융국 국장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상임이사, 주필리핀대사를 거치면서 국제금융과 외환정책에서 높은 전문성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IBRD 상임이사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로버트 졸릭 총재로부터 신뢰를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최 내정자의 국제 감각은 현 정부가 미래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꼽는 안정적인 자원 및 에너지공급을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프리카, 중남미, 아세안 등 교류가 적었던 신흥시장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경험전수를 통한 자원개발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최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확산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신성장동력 육성, 자원·에너지협력 강화에 키포인트를 두고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청와대는 최 내정자 인선배경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탁월한 추진력과 상황판단능력 등을 바탕으로 복잡한 경제현안을 효과적으로 조율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방인’ 최중경, 지경부에 약(藥)될까 독(毒)될까…
최중경 내정자가 지경부의 ‘안방’을 순탄하게 꿰찰 수 있을지도 관가의 관심사다.
당초 청와대가 발표한 개각명단에 최중경 내정자의 이름을 확인한 지경부는 관료출신 이란 점에서 전문성을 기대하면서도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의외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당초 지경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환익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과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오래전부터 양강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개각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렸다.
조 사장과 오 부회장 모두 지경부 전신인 상공부와 산자부를 거쳐 1차관까지 역임한 정통 지경부 출신 인물이란 점에서 차기 유력한 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지경부 업무에 익숙한 인물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지경부 역시 입김이 센 ‘실세’ 정치인이 아닐 바에야 내부 출신 인물이 장관으로 오는 것이 그나마 낫다는 분위기였다. 현 최경환 장관은 친박근혜계 핵심 실세로 후자보다는 전자에 속한다.
그럼에도 예상외로 새로운 지경부 장관으로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이 내정되면서 지경부 한동안 술렁였다. 다름 아닌 최 내정자의 ‘출신 성분’이 지경부가 아닌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를 거친 이력에서다. 그는 금융, 환율 등에 식견이 밝은 정통 재무관료로 분류된다.
이는 같은 경제부처이면서도 늘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한 재정부에 대한 시샘과 매년 예산권을 내세워 남의 부처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재정부에 대한 불만이 앙금처럼 쌓여있는 지경부 내부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최경환 지경부 장관이 당초 지난해 초부터 폐지될 예정이었던 기획재정부의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유예로 돌려놓았을 땐 지경부 직원들이 내심 흡족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향후 조직운영 방침에 대해 최 장관 내정자는 “부처이기주의보다는 대국적 견지에서 국가 전체적인 이익을 추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소 소극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관료시절 재정부 출신으로 장관내정 전 국회 기재위에서 활동했던 최 장관은 “지경부가 실물 경제 집행기능만 강조되면서 정책 기능은 다소 떨어졌다”, “지경부가 가지고 있는 산업을 활용해서 정책 개발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등의 나름대로 처방책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청와대가 일찍이 연말 개각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장관 교체에 대한 지경부 직원들의 반응은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최 내정자가 지난 개각에서 낙마한 이재훈 전 내정자와는 달리 지경부 전신인 산자부나 상공부 출신이 아닌, 오랫동안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이방인’이라는 점에 대해선 의아해하고 있다.
지경부 핵심관계자는 “지경부 출신은 아니지만 경제관료 출신이란 점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애써 태연하면서도, “최근 장관후보자로 알려진 세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선 예상외라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정책과 실물경제, 국제경제 분야를 망라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창출에 매진해 온 후보자의 역량은 외국과의 경제협력 확대, 국내 산업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해야 할 지식경제부장관 직위에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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