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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의 돈 잔치, 흉물 퍼레이드 이제 그만

  • 입력 2009.12.11 01:52
  • 기자명 편집국장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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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높이 34m, 길이 100m의 대형 점프대를 만들고 있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대형 점프대는 오는 13일 하루 행사를 위해 무려 17억 원을 쏟아 붓는 대형 이벤트인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방송’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을 위해 이 일대 통행을 12시간 동안 차단하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이 지난 8월 개장 이래 거의 매일 이벤트성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 시민들의 불평인 것이다. 지난달만 해도 ▲공익광고제 ▲2009년 북 쇼 ▲내복 보내기 행사 ▲김장 사랑 나눔 행사 ▲한국색채대상 수상작 전시회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행사로 이어져 시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광장 모양도 수시로 바뀌었다. 1억 원을 들여 플라워카펫을 만들더니 겨울이라고 11일부터는 스케이트장과 썰매 장을 연다. 봄여름에는 놀이시설에다 수영장까지 만들 셈인가 보다.
스노보드 대회만 해도 그렇다. 홍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상식 이하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거대한 시민혈세를 퍼다 붓고 있느냐는 것이 시민들의 불만인 것이다.
평소 만들어진 곳을 조금 손질을 해서 이곳을 개조해 대회를 치른다면 훌륭한 행사가 될 것이다. 좁은 광화문광장에 왜 굳이 대형 점프대를 밀어 넣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불만인 것이다. 많은 사람이 몰릴 경우 교통과 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는 곳이다.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 광장을 만들었다면 시민들이 잠시라도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탁 트인 공간으로 조성하는 게 맞다는 여론이다. 자유롭게 걷고 뛰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시민들의 공간인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온갖 어지러운 시설물에다 홍보성 이벤트로 시민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시민들의 불만인 것이다.
서울시는 세 차례 시민토론회를 열어 새 운영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토론회를 내년 2월과 8월, 광화문 복원 시점에 하겠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인 것이다. 당장 잡다한 시설물들을 정리하고 이벤트성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하루라도 빨리 광장 본래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는 것이다.
최근 어려운 경제난과 금융위기 이후 많은 국민들이 고통 받고 스트레스가 쌓여 있다. 한 푼이라도 세금을 아껴서 시민의 생활 안정이나 편의시설 확충에 써야 할 때다. 그렇잖아도 복잡한 광화문에서 거액의 돈을 뿌리며 요란한 행사들을 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있는지 묻고 싶다.
지금 서울시장이 이런 전시성 행사로 재선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큰 착각인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조차 겉치레 위주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잘 생각해서 요란한 놀이판을 걷어치우고 광장을 시민들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돌려주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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